“힘써 하되 순리대로 하며, 너의 시간을 백성에게 맞추어라. 남의 것을 빼앗지도 말고 치지도 말며, 포악하게 굴지도 말며 도둑질하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자공은 이에 “저는 어려서 군자의 도리를 익혔는데, 군자에게도 도둑질이 있는지요?”하고 반문했다.
공자는 다시 이르기를 “도둑질이 어디 재물만이겠느냐”며 “관직에 임해서는 공평을 우선으로 삼고, 재물에 임해서는 염직(청렴하고 강직함)을 최고로 삼아야 한다. 이 두 가지만 지키면 누구도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늘날 공무원 행동강령에 해당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공자가 공직의 부패를 유독 우려한 것은 파장이 그 만큼 크기 때문이다. 공직의 부패는 개인의 망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망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익산시 공직사회가 100억 원대 설계에 특정 자재 및 물품을 반영토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국장과 팀장간의 진실공방으로 연일 시끄럽다.
자체 감사에 나선 감사실이 서로의 상반된 주장을 이유로 아직껏 최종 감사결과를 내놓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억측과 소문만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도둑질도 너무 빠르다. 배후에 XX가 있다. 실세의 입김에 억눌려 감사실이 바짝 엎드렸다.애꿎은 부하직원 잡는다’ 등등.
전혀 확인되지 않은 갖가지 소문과 설이 청사 담장을 넘나들다 보니 공직사회 분위기는 하루 하루가 어수선하고 뒤숭숭하다. 급기야 시의회가 나섰다. 자체 감사의 한계를 지적하며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사법기관의 수사의뢰까지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시간끌기 양상으로 치닫는 감사실의 조사가 너무 답답하고 미덥지 못했던것 같다. 시민들의 심정도 별반 다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자체 감사에 착수한지 어느덧 한달째에 접어들고 있으나 최종 감사 결과에 대해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있으니 궁금함에 이젠 속이 터진다.
발표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혼란 야기는 물론 음해와 루머가 더욱 증폭된다는 사실을 감사실은 도통 모르는 것 같다. 걷잡을 수 없는 억측과 소문을 하루빨리 차단하고 지역사회와 공직사회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최종 감사결과 발표를 재차 촉구한다. 한마디 덧붙인다. 그 누구의 눈치도, 누구의 방침 제시도 기다리지 말고 오직 시민만을 생각하라.
있는 사실 그대로를 발표하고 잘못을 저지른 공직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파면 등 그에 상응하는 징계를 단행하면 된다. 혹시 미수에 그친 사안이라고 하여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절대 안된다는것을 지적한다.
특정업체를 도와주기 위해 이권 외압을 행사했다면 이건 분명 부정부패다. 특히나 이번 사태의 본질은 자신의 죄를 타인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죄질이 극히 불량한 사건으로 단연코 시시비비를 가려 일벌백계로 삼아야 한다.
이는 곧 박경철 시장의 인생철학인 부정부패 철퇴와 정의사회구현 신념과도 부합된다. 혹자는 나라를 뒤흔드는 큰 부패가 여기 저기 매스컴을 도배할 정도인데 이같이 소소한 일(?)로 야단법석이냐고 할 지 모른다.
그건 그렇지 않다고 본다. 큰 부패도 엄정히 처벌하고 작은 부패도 그렇게 처벌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주변의 작은 부패들이 큰 부패로 진화하는것을 많이 보아 왔다. 바늘도둑이 소도둑으로 확산되는 사례가 얼마든지 있지 않는가.
오해받을 일을 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소소한 부패도 우리생활에서 배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무튼, 부정부패 진실공방으로 내홍을 겪는 익산시 공직사회와 이러저리 눈방울만 굴리며 입을 굳게 닫은 감사실의 최근 행태를 보고 공자가 살아 있다면 경을 쳤을 것이다.
이 뭐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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