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경쟁력 제고, 구성원과 지속적 소통 적극 / 익산대 통합 보람…약대 유치 무산은 아쉬워 / 대학은 지역발전 싱크탱크, 도민 전폭 지지를
-2006년 말 취임 후 지난 8년을 전북대의 ‘성장 도약기’로 평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과거 거점 국립대라는 간판에 만족하며 현실에 안주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대학의 위상도 7~80년대 5위권에서 2000년 중반에 40위 밖으로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대학 경쟁력 향상 방안을 마련하고 교육과 연구, 학생 취업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었고, 그 결과 대학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10위권으로 올랐습니다. 전국 대학평가 담당자들은 최근 20년간 한강이남에서 가장 발전한 대학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취임 초기와 지금의 대학을 비교할 때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하나만 꼽는다면.
“자존심의 회복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교육과 연구, 행정서비스, 학생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본분을 다할 때 대우받을 수 있는 분위기로 바꿨습니다. 패배의식과 좌절감에서 벗어나 구성원 모두가 합심하면 우리도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대열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고 봅니다.”
-그런 자신감은 결국 대학이 경쟁력을 갖게 됐다는 것인데요, 그 힘이 어디서 나왔다고 보는지요.
“대학 경쟁력의 핵심은 교육·연구의 경쟁력입니다. 그동안 우리대학은 다른 대학에서 좀처럼 하기 힘든 파격적인 제도와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교수·연구 분야의 시스템을 대폭 손질했습니다. 교수들이 변해야 대학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승진 요건과 재임용 요건 강화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연구 실적이 부족하면 더 이상 교수직을 유지할 수 없도록 하는 ‘퇴출제’도 국립대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
-일부에서 구성원들과 소통에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는 것을 누구나 싫어합니다. 그러나 변화와 개혁은 총장 한 사람만으로 이룰 수 없습니다. 소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매학기 교수 순회 간담회를 열었고, 학생들과 끝장 토론을 갖기도 했습니다. 소통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참 열심히 했다고 자부합니다.”
-총장 재임기간 어려웠지만 참 잘했다는 일 하나를 내세운다면.
“익산대와의 통합입니다. 처음 익산지역 주민들과 익산 정치권에서 통합을 강하게 반대했던 사안입니다. 1년에 걸쳐 주민들을 직접 설득하고, 교수들과 많은 간담회를 통해 동의를 이끌어냈습니다. ”
-이루지 못한 것 중에서 특별히 아쉽게 여기는 게 있는지요.
“계획을 세운 것 모두 다 유치했으나 유일하게 약대를 유치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약대 신설을 인구비례에 의해 정하면서 전북지역이 제외됐습니다. 약대가 설립되더라도 전북지역 학생만 입학하는 것도 아니고, 약대 졸업생들이 전북에서만 활동하는 것도 아니라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뜻을 이루지 못해 아쉽습니다.”
-향후 전북대가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저력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라면.
“전북대가 유치한 4대 대형연구소에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에서 5번째로 설립된 고온플라즈마응용연구센터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대학 최대 규모의 식물공장을 보유한 LED농생명융합기술연구센터, 그리고 미국 최대 규모의 연구소와 공동으로 설립한 로스알라모스연구소-전북대 한국공학연구소 등은 세계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연구소들입니다. 연구소 운영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 지역 성장동력 산업은 물론이고 국가 과학기술 발전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후임 총장 혹은 대학 구성원들이 그간의 성과를 더욱 발전시켰으면 하는 게 있다면.
“말씀드린 것처럼 학사 전반에 대한 제도와 시스템은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만큼 앞서 있습니다. 독창적인 이 제도들을 다른 대학에서도 도입하고 있어 차별성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안정적·지속적으로 발전시켰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들인 많은 공이 방심하면 한순간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민들과 지역사회에 하고 싶은 말씀도 많을 텐데요.
“대학은 지역발전의 싱크탱크가 되어야 합니다. 대학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산업 분야 등을 총 망라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상주하는 곳입니다. 전북대만 해도 1100분의 교수들이 있고, 지역발전을 이끌어갈 인재들이 매년 5~6000명씩 나옵니다. 이분들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지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도민들이 이런 지역대학에 전폭적인 지지와 애정을 보내줘야 합니다. 지역 주민이 외면하는 지역대학은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지역사회, 특히 자치단체들이 대학과 지역발전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학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서울에만 장학숙을 세울 게 아니라 지역에 장학숙을 세우는 것도 그 하나입니다.”
서거석 총장은 총장 임기를 마친 후 1년간 안식년을 갖고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할 생각이다. 1년의 안식년 동안 미국의 한 대학에서 연구 겸 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란다.
● 달라진 전북대 위상
- 잘 가르치는 대학 '1위', 각종 평가 잇단 순위권
전북대 곳곳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전국 몇 위’ ‘세계 몇 위’라는 자랑이 쏟아진다. 대학 구성원들은 물론, 지역 거점 국립대에 대한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갖게 할 만한 ‘숫자’들이다. 평가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종합적으로 국내 10위권 든 평가들이 많다. 국립대 1~2위를 다투거나 세계 대학평가에서 Top10 이내로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일반인들의 고정관념으로 좌우되는 대학에 대한 대외평판도 점수를 제외하고, 교수의 연구실적·교육여건·국제화지수 등 대학경쟁력의 실질적 요건만을 기준으로 하면 전남대·충남대는 물론 경북대·부산대를 앞질렀다는 게 전북대의 홍보다. 인구, 경제력, 산업체 등 전북보다 5~6배 우위에 있는 부산지역의 대표 대학인 부산대학을 앞선 것을 두고 대학측은 전북에서 부산을 앞서고 있는 기관이 어디 있느냐고 자랑한다. 전북대는 또 올해 아시아대학평가에서는 87위로 아시아 Top100에 진입하기도 했다.
서 총장 취임 후 2년 만에 세계 수준의 논문이라 할 수 있는 SCI논문 증가율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으며, 이후 교수 1인당 논문수와 연구비, 연구비 총액에서 잇따라 국립대 1위를 기록하면서 연구 실적도 2배 이상 높아졌다. 교수 논문의 질적 수준 평가인 라이덴 랭킹에서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연속으로 국내 종합대학 Top5에 들었다.
교육 분야에서는 학부교육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향후 5년간 지원되는 대학 특성화 사업도 전국 1위였다. 350억 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에는 34개 학과에서 학생 8500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학생 만족도 전국 1위 평가도 받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