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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누리과정 '조건부 예산 편성'을

끝내 파국으로 치닫는가. 논란이 되고 있는 어린이집 예산 편성을 놓고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거절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교육감은 그제 열린 도의회 예결위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수정안을 제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린이집 예산 편성 지급의 책임이 교육감에게 있지 않다“며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내 어린이집은 모두 1652곳에 이른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3~5세 누리과정 유아는 2만3000명쯤 된다. 이중 10%인 2300여명이 저소득층 등 사회배려 대상자 자녀들이다. 전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823억원이다.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치 않으면 내년 1월부터 도내 어린이집에 다니는 3~5세 누리과정 유아들이 보육료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럴 경우 누리과정 보육대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들은 보육료를 부담하거나 직접 가정에서 아이들을 보육해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된다. 어린이집 종사자들도 지금 신분 불안 때문에 좌불안석이다. 어린이집 연합회는 집단 휴원과 법적 소송, 김승환 교육감 퇴진을 위한 주민소환 청원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여야는 이런 다급성 때문에 5064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다른 시·도교육청도 몇개월 분량일 망정 예산을 모두 편성했다. 유독 전북교육청만 예산편성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원칙과 소신도 중요하지만 유아들의 차질 없는 보육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더구나 누리과정 유아 중 10%는 사회배려 대상 자녀들 아닌가.

 

예산심의의 칼자루를 쥔 도의회의 고심이 크다. 도의회 일각에서는 도교육청 예산과 김 교육감 업무추진비 삭감을 통해 누리과정 수정예산 편성을 압박하자는 의지도 강한 모양이다. 그러나 이런 감정적 예산심의는 바람직하지 않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건부 예산편성을 하는 방법이 어떨까 싶다. 김승환 교육감이 다른 지역처럼 일단 2∼3개월치 예산을 세우되 근본적인 처방이 없을 경우엔 향후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도의회의 약속을 받는 방법이다.

 

두 기관이 우선 어린이들의 피해를 막고 정부와 싸워 뜻을 관철시키라는 뜻이다. 도의회도 이런 제안을 한 만큼 김 교육감이 받아들이는 게 옳다. 정부 탓만 할게 아니다. 정부가 잘못한 것이 어디 한둘인가. 김 교육감은 교각살우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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