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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체불은 질 나쁜 범죄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북에서만 180억이 넘는 체불임금이 발생하여 6200여명의 근로자가 생활고를 겪고 있다. 통계에 잡힌 수치가 그러한데 실제로 일을 대가를 받지 못해 힘겹게 하루를 연명해야 하는 근로자가 얼마나 많을지 염려스럽기 그지없다.

 

임금을 주지 않는 것은 법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다. 근로자 자신과 가족의 생계유지가 힘들어지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돈을 훔치거나 갚지 않을 때는 심하게 비난을 하면서도, 타인의 시간과 노동력을 훔치는 임금체불에 대해서는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임금체불이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피해자의 대다수가 저소득층이고 사회적 약자라는 사실 때문이다. 공사현장의 일용직, 소규모 자영업의 종업원, 그리고 소위 알바 청소년 등 권력 없는 근로자들이 탐욕스러운 임금체불관행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이들의 곤궁한 경제사정을 고려할 때 임금체불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경기가 좋지 않고 특히 영세업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임금을 줄 수 없어 속병을 앓고 있는 업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악덕업주가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거나 삭감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임금체불로 인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른 비용을 먼저 해결하고 임금은 나중에 주어도 된다는 사고부터 고쳐야 한다.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지불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 사회의 근간임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임금체불이 사회질서를 뿌리부터 흔들고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질 나쁜 범죄라는 사실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인식의 전환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나 검찰이 임금체불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에 나서야한다. 근자에는 소액의 체불에 대해서도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처벌도 강화되고 있지만 고용주, 근로자, 관련기관 모두의 인식은 여전히 미흡하다.

 

계도와 처벌을 지속적으로 병행해 우리사회의 임금체불에 대한 인식을 고쳐야한다. 모두가 함께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임금체불의 어두운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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