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작년 생산 제품도 인상된 가격 판매 / 물량 비축한 일부 소매인들 부당이익 방관
담뱃값 인상과 관련한 정부의 허술한 대응책이 사재기에 따른 부당이익은 물론 흡연자들의 외산담배 쏠림 현장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던힐 등 일부 외산담배의 경우 기존 제품이 단종될 때까지 인상 전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국산담배는 생산년도와 상관없이 전 제품이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지난해 2~5월 사이에 생산된 물량까지 시중에서 오른 가격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7일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 코리아는 1월13일 이전에 생산돼 소매점에 보급된 담배는 단종될 때까지 인상 전 가격인 2700원으로 판매하기로 해 사재기를 원천 차단했다.
BAT 코리아는 오는 13일 리뉴얼된 새 던힐 제품을 한시적으로 4500원에 판매하며, 이후 다시 4700원으로 다시 인상될 예정이다.
그러나 KT&G와 한국 필립모리스 담배 제품은 1월1일부터 갑당 2000원 인상된 가격에 판매돼 가격이 오르기 전 담배 물량을 비축한 판매점이나 소매인들의 부당이익이 방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KT&G에서 생산한 담배 제품의 겉포장 모서리를 보면 특정인의 이름과 다섯 자리의 숫자가 적혀 있다. 이름은 담배 생산 당시 해당 기계라인을 총괄한 제조담당자이며, 다섯 자리 숫자 중 첫 번째는 생산연도, 나머지 4개의 숫자는 담배 생산 날짜를 지칭한다.
예를들어 ‘40911’이란 숫자가 적혀있는 담배는 2014년 9월11일에 생산된 제품임을 표시한 것이다.
한마디로 흡연자들이 시중에서 구매해 피우는 담배는 언제 생산된 제품인지를 알 수 있어 사재기 예방 등의 정책을 미리 시행할 수 있었지만 이 같은 노력이 미흡해 사재기는 물론 특정인들의 부당이익을 가능케 한 것이다.
이 때문에 흡연자들은 국산담배도 일부 외산담배 처럼 가격인상 이전에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는 종전 가격을 유지하고 올해부터 새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오른 가격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흡연자는 “정부가 사재기 단속을 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오래전에 만든 제품을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것은 세금을 확충하기 위한 편법으로 지금이라도 기존 제품에 대해서는 인상전 가격을 적용해야 사재기 금지는 물론 세수 확충 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KT&G 관계자는 “일부 판매업소들의 사재기 여부는 알 수 없지만 KT&G에서는 담배 수급률을 조정하기 위해 보관하고 있던 예비량을 시중에 공급할 수밖에 없어 오래전 생산된 담배가 나도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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