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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풍년 기원…모두 흥겹게 어울리는 명절

▲ 쥐불놀이. 전북일보 자료사진
음력 1월 15일은 새해 들어 처음으로 보름달을 보는 날로 ‘정월 대보름’ 또는 큰 보름, 원소절(元宵節),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상원이란 중원(中元:음력 7월 15일, 백중날)과 하원(下元: 음력 10월 15일)에 대칭이 되는 말로서 모두 교도적인 명칭이다. 이날은 우리 세시풍속에서는 가장 중요한 날로, 설날 버금갈 만큼 비중이 크다.

 

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 해를 설계하고, 일 년의 운세를 점쳐 보는 달이다. 율력서(律曆書)에 의하면 정월은 천·지·인(天·地·人)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기원하며 점쳐보는 달이다.

 

정월 대보름날, 우리 조상들은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농부들은 달을 보며 풍년이 들기를, 과거를 준비하는 선비들은 과거에 급제하기를, 아들을 얻고자하는 사람은 아들 낳기를 기원했다.

 

달은 실생활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농부들은 초승달이 반달이 되고, 보름달이 되었다가 다시 기우는 것을 보면서 그 변화에 맞추어 농사일을 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달은 우리 조상들에게 신비롭고 귀한 존재다. 때문에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 대보름달을 매우 경사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세시풍속’에는 정월 대보름에 행해지던 여러 가지 풍습이 있다.

 

보름날 아침이 되면, 우리 조상들은 이른 아침부터 더위를 팔았다. 아무나 눈에 띄는 사람을 부른 뒤, 그 사람이 대답을 하면, 냉큼 “내 더위 사 가게”하고 외쳤다. 그러면, 그 해 여름은 더위를 타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했다.

 

보름날 이른 아침, 밤·잣·호두·땅콩 등을 깨무는, ‘부럼 깨물기’를 했다. 이것을 부럼(腫果)이라고 한다. 부럼이란 일 년 내내 부스럼이 나지 않게 된다해 정월 대보름날에 먹는, 껍질이 딱딱한 과일을 이르는 말이다.

 

정월 보름날 새벽에 술을 조금씩 마시는데, 이 술을 ‘이명주·이롱주·치롱주· 귀밝이술’이라고 한다. 귀밝이술을 마시면 귀앓이 병에 걸리지 않고, 귀가 밝아지며 좋은 소식만 듣는다고 한다.

 

정월 대보름 아침에는 약식·약밥·오곡밥을 지어 먹는데 이 풍속은 우리나라 모든 지방에 지금도 남아, 많이 만들어 먹고 있다. 찹쌀·찰수수·콩·팥·기장 등 5곡과, 밤·대추·은행·잣 등의 과일과, 참기름·꿀·진간장 등을 재료로 해 오곡밥을 만들어 먹는 풍습을 행한다.

 

대보름날 밤에는 달을 보면서 그 해의 농사를 점치곤 했다. 이 때, 달빛이 밝고 환하면 그 해 농사는 풍년,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고 여겼다.

 

달맞이를 마치고 나면 횃불을 들고 나가, 논밭두렁에 불을 질러 쥐불놀이를 했다. 쥐불놀이는 논과 밭에 사는 쥐, 마른 풀에 붙어 있는 해충, 잡초의 씨앗 등 해로운 것들이 불에 타 없어져서, 농사에 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사람들은 쥐불놀이를 통해 마을에 있는 잡귀(雜鬼)들까지 모두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풍속들을 통해 우리는 정월 대보름이 우리 고유의 농경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풍을 기원하는 축제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힘든 농사일을 서로 돕듯이 모두가 흥겹게 어울리는 명절이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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