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자업계,1980년에 만들어 / 사탕 바구니 외에 주얼리 등 인기
아직 ‘D-데이’까지는 며칠 남아 있는 탓인지 거리는 아직 조용했지만, 군데군데 곱게 포장된 관련 상품들을 꺼내놓고 행인들을 유혹하는 곳들도 있었다.
전주시 금암동의 한 제과점에서, 김모 씨(28)는 사탕 바구니를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사탕이 메인이고, 쿠키나 초콜릿, 인형들도 들어가요. 고가의 세트에는 와인도 들어갑니다.”
가격대는 2만원~5만원대. 아무래도 사탕만 들어가 있는 것보다는 다른 간식거리들도 함께 들어가 있는 편이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전주 객사 거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장병희 씨(33)는 “포장된 것을 가져오는 것도 있고, 직접 포장하기도 한다”면서 “위치가 위치인 만큼 주로 10대와 20대가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단 것은 지친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단 맛 나는 간식’과 관련된 기념일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단 맛 나는 간식’을 주고받는 날이 돌아왔다. ‘화이트데이’다.
△상술로 태어난 ‘순수한 날’
잘 알려져 있다시피, 화이트데이는 상술에 기반한 기념일이다.
발렌타인데이(2월 14일)가 일본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라는 의미로 소비되기 시작하고 이것이 정착되면서, 여성들 사이에선 ‘왜 우리는 주기만 하고 받지는 못하냐’는 반발도 조금씩 생겨났던 모양이다.
공식 홈페이지 내용에 따르면, 1978년에 이 같은 경향을 눈치챈 일본 전국사탕과자공업협동조합(이하 사탕조합)이 나고야에서 총회를 열고 화이트데이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그리고 2년여의 준비를 거쳐 1980년에 탄생한 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화이트데이. ‘화이트데이’라는 명칭은 “순수함의 상징, 청소년의 상큼한 사랑에 딱 어울린다”는 이유로 그렇게 정해졌다고.
‘사탕을 주고받는 날’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사탕만 오가지는 않는다. 사탕이라는 간식 자체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기 때문이다.
매년 각종 사이트에서 ‘화이트데이에 가장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물은 조사에서 빠지지 않고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사탕 바구니’일 정도다. 물론 기본적인 표본 추출이나 조사 방법과 같은 측면에서 ‘100% 믿을 수 있는’ 정보는 아니지만, 참고자료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반론도 있다. 화이트데이는 사탕으로 알려진 날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탕을 빼놓고는 이야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내수 경기 진작? 올해는 ‘글쎄…’
‘사탕을 주고받는 날’이 아니라 ‘마음을 주고받는 날’로 여겨 평소에 마음에 담아뒀던 상대에게 선물을 주는 경우도 많다.
롯데백화점 전주점 관계자는 아예 “화장품, 꽃, 향수를 3대 선물이라고 하는데, 향수 대신 주얼리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주얼리 매장은 3월 14일 하루에만 1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풍속도로 인해 2000년대 들어서는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잇는 초봄 기간이 내수 경기 진작의 호기로 여겨져 왔지만, 올해는 그렇게 녹록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편의점 체인인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최근 4년간 화이트데이 상품 가격대별 매출 구성비를 분석한 결과 1만원 미만 가격대의 상품 매출이 2011년과 2012년에는 전체의 49%였던 데 반해 2013년에는 73.1%, 지난해에는 72%를 기록해 중저가 상품 판매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전주점 역시 “전에는 금으로 된 커플링이 많이 나갔지만, 금값 상승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목걸이나 귀걸이 등 중저가 제품이 많이 나가는 편”이라면서 “5~10만원대 제품들을 중심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 설탕공예 도전하기 "직접 만든 선물로 감사 마음 전해요"
한 달 전,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남자친구에게 손수 만든 초콜릿을 선물했다면 이제는 받아야 할 때다. 비닐 포장과 리본에 매여 “날 좀 사주세요”라고 광고하는 사탕보다는 특별한 선물을 원한다면, 또는 이성친구가 아니라도 감사와 애정을 전할 사람만을 위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설탕공예에 도전해보자.
설탕공예는 슈가 파우더를 이용해 주로 케이크 장식에 쓰이는 영국식과 입자로 된 설탕을 녹여 유리처럼 광택이 나는 프랑스식이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방법은 프랑스식이다.
주재료인 설탕, 물, 물엿을 같은 비율로 준비해 섭씨 165도까지 끓인다. 가정에서는 온도 재기가 쉽지 않은 만큼 중불에서 15분가량 끊인다. 투명한 색이 나도록 조린다. 이 과정에서 그릇 주변이 탈 경우 붓에 물을 묻혀 그릇 바깥에 발라주면 다소 방지할 수 있다.
여기에 원하는 향과 맛이 나도록 과일 또는 과일 오일, 주스 등을 섞는다. 이를 열에 강한 바닥에 부어 70~80도까지 온도를 내린다. 바닥에 부어 10여분 식히면 된다. 굳은 반죽을 주무른다. 이 때 면장갑과 고무장갑(공예용)을 껴야 화상을 방지할 수 있다.
반죽 일부를 잡아당겨 가위로 잘라 원하는 모양을 한 조각씩 만든다. 반죽이 너무 딱딱해지면 전자렌지에 돌린다. 각 조각이 닿는 부분은 불로 녹여 붙인다. 하트와 같이 일정한 모양을 원하면 해당 틀에 반죽 조각을 넣었다 빼면 된다. 완성된 작품은 약한 충격에도 유리처럼 깨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종현 제과기능장(41)은 “설탕공예는 시럽에서 반죽을 만들고 이를 다시 손으로 일일이 빚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정성이 들어간다”며 “최근에는 초콜릿 등과 함께 디저트나 작은 케이크의 장식으로 사용하며 쓰임이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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