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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자와 원주민 간 갈등 해소 중요

서울에서 고창으로 귀농한 유모씨(51)는 농촌생활 5년만에 이곳을 떠날 생각이다. 인근 주민과 다툼 끝에 집 진입로가 막힐 지경이기 때문이다. 그는 “(상대편이) 자기 땅을 이유로 차량과 트랙터로 막더니 최근에는 그 길을 막아 창고를 짓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행정민원으로 번진 이 통행로 문제는 이웃 간의 갈등으로 불거졌다. 전북에 귀농·귀촌했다가 다시 농촌을 떠나는 가구가 최근 3년 동안 365가구라니 당분간 이런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는 우선, 농촌을 또 등지는 가구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전북도의 ‘역 귀농·귀촌 실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53가구였던 이주민이 2011년 137가구, 2012년 175가구로 늘어난 증가세가 놀랍다. 그들이 겪는 주된 까닭은 ‘부족한 소득’(17.3%)과 ‘영농기반 부족’(11.2%) 등이 작용했다. 특히 유씨처럼 주민과의 갈등으로 떠나는 가구가 1.9%에 달한다. 심각한 불협화음이 귀농정책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다.

 

전북지역은 지난해 귀농·귀촌 가구가 4200가구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발길이 늘고 있다는 당국의 분석이다. 이런 양상은 그동안 이농이 자유무역협정(FTA)의 위협, 도시와의 소득격차 등에서 비롯된 탈농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영농에의 가능성을 반영한 역류현상이라서 고무적이다. 농가인구가 2011년 300만명이 붕괴되면서 농촌 해체의 위기감까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화돼온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국가 산업구조 측면에서 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농촌이 무너지면 산업생태계 전반이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귀농·귀촌 가구 상당수가 도시로 유턴했던 것을 교훈 삼아야 한다. 전북은 귀농에 비해 귀촌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귀촌인에 대한 주도면밀한 특성화 대책도 병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농촌에 정착하는 도시인들에게 금융지원과 주거비, 귀농과정에서 맞춤 서비스 제공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지원에도 정신·심리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귀농·귀촌 가구가 설 땅은 얼마나 될지 걱정이 앞선다. 원주민은 먼저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이주민도 공동체 살리기 차원에서 공조를 소홀해선 공생은 힘들 것이다. 그리고 행정은 누군가 농촌문제가 생기면 어디서 그 갈등이 나오는지 직접 챙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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