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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청명] 농사일정 결정하는 중요한 절기

청명은 양력 4월 5일 경으로 춘분과 곡우 사이에 들며, 24절기 가운데 다섯 번째 절기다. 이 때는 태양의 황경(黃經)이 300°로서 청명날에 식목일이 들어 있어 나무 심기에 적합한 계절이다.

 

청명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날씨가 맑고 밝은 날이라는 뜻이다. 이 무렵이면 기온이 10°C를 넘어 한층 물오른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청명, 참 아름답게 청명한 봄날이다. 날씨를 이야기할 때 “청명하다”는 말을 사용하는 것에서 청명의 의미를 알 수 있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이 예쁜 꽃들을 자랑하니, 양지 바른 땅에서는 제비꽃들도 뒤질세라 앙증맞게 피어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청명 15일 동안 5일씩 삼 후(三候)로 나누어 초후에는 오동나무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종달새가 지저귀며, 무지개가 봄을 맞이하여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중후에는 세시기 청명조(歲時記淸明條)에 따르면 이 때 느름나무와 버드나무에서 불을 일으켜 각 관청에 나누어 주는 행사를 했다. 다음 ‘농사력’으로는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시작하는데, 이것은 농사의 준비 작업이 된다. 어떤 지역에서는 청명에 나무를 심는데, 특히 ‘내 나무’라 하여 자손이 혼인할 때 농을 만들어 줄 재목감으로 가꾸었다고 한다. 또한 제주도에서는 청명이나 한식은 지상에 있는 신(神) 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날이어서 특별히 택일(擇日)을 하지 않아도 무탈하다고 여 여러 가지 풍속을 행하였다.

 

사계절이 자기의 본색을 절정으로 뽐내는 절기는 계절의 분기점인 기(基)절기 ‘춘분·하지·추분·동지’ 직후에 오는 절기다. 그러니까 봄은 춘분 다음 청명에서, 여름은 하지 다음 소서에서, 가을은 추분 다음 한로 에서, 겨울은 동지 다음 소한에서, 각각 절정(絶頂)에 이른다.

 

청명은 찬 음식을 먹는 명절인 한식과 날자가 비슷하다. 한식과 같은 날이 되거나 혹은 한식의 하루 전날이 청명이 든다. 그리하여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 즈음에는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불어 불이 나기 쉽다. 그래서 한식 때에는 불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하지 않고 찬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한식은 동지 후 105일째로, 설날 ·한식 ·단오 ·추석, 4대 명절 중에 하나다. 설날 다음으로 오는 두 번째 명절인 것이다.

 

옛날 풍속에는 이 날이 되면 왕가에서 종묘(宗廟) 이외에 영녕전에 모신 선왕의 폐위된 임금과, 세자로 돌아간 분과, 후궁인 빈들의 제사를 지냈다. 세상을 불행하게 살다 떠나간 왕족을 1년에 한 번 지내는 제사인 것이다.

 

옛 주나라의 예식에는 1년에 다섯 번 불을 새로 만들기로 규정되어 있는 것을 본 따서 청명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불을 새로 만드는 것을 ‘개화(改火)’라고 하는데, 옛 날 내병조에서는 매년 이날과 음력 6 월의 토왕일에 마른나무를 뚫고 비벼서, 불을 새로 만들어 각 궁전과 관청, 그리고 대신의 집에 나누어 주는 풍속을 행하였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청명을 기해 봄 일을 시작하므로 이 날에 특별한 의미를 두었다. 또, 천수답(天水畓)이나 물이 넉넉치 못한 논에서는, 봄철 논물가두기를 하여 물이 부족한 모내기 때 유용하게 활용 했다.

 

이처럼 농사짓는 방법은 변했어도 예나 지금이나 청명절기는 본격적인 농사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농사지을 시기와 그에 따른 농사일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절기이므로 항상 농부들의 일손은 바쁘기만 하다.

 

청명절기에 부르는 농가월령가에는 이런 노래가 있다.

 

3월은 늦은 봄이라 청명 곡우 절기로다, /봄날이 따뜻하여 만물이 화창하니, /온갖 꽃은 활짝피고 새소리 갖가지라, /대청 앞 쌍제비는 옛 집을 찾아오고, / 꽃밭에 벌나비는 분주히 날고 기니, / 벌레도 때를 만나 즐거워함이 사랑스럽다. /한식날 성묘하니 백양나무 새 잎 난다. /조상님께 감사함을 술 과일로나 펴오리라. /농부의 힘드는 일 가래질이 첫째로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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