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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잊지 말아요" 참사 1년…김승환 전북교육감 팽목항 방문

유가족들 "인양 가장 시급…제발 관심을"

▲ 지난 3일 전남 진도군 진도항(팽목항)에서 김승환 교육감이 추념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있다. 권혁일 기자

바닷바람이 세찼다. 해질 대로 해진 노란 리본과 깃발들이 춤추고 있었고, 리본에 매달린 풍경들이 소리를 냈다. 노란 리본 그림이 그려진 빨간 등대 너머로 불투명한 옥색 바닷물이 요동쳤다.

 

지난 3일, 전남 진도군 진도항. 지난해 4월 16일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이 포함된 승객 476명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가라앉은, 그리고 단원고 학생 4명을 포함해 승객 9명이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는 해역이 이곳에서 뱃길로 1시간 정도 걸린다.

 

‘팽목항’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을 김승환 교육감을 비롯한 전북도교육청 소속 간부급 공무원들과 방용승 세월호 참사 전북대책위 공동대표 등 110여명이 방문했다.

 

이들은 분향소에 들러 희생자들에 대해 조문을 한 뒤 항구와 방파제를 둘러보며 피해자에 대한 추념의 시간을 가졌다.

 

“안산에는 연가를 내고 다녀온 적이 있지만 진도에 직접 와보는 것은 처음”이라는 김 교육감은 “세월호 참사는 국가 살인이다. 최소한의 구조도 하지 않은 것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판단을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교사·학생들이 직접 와서 현장을 봤으면 좋겠다”면서 “참사를 잊어버린다는 것은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단원고 2학년 故 진윤희 학생 삼촌인 김성훈 씨를 비롯해 이날 팽목항에서 만난 유가족들은 입을 모아 “제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가족협의회 사무처 팽목항 담당으로서 이곳에 상주하고 있는 김성훈 씨는 최근 일각에서 나온 배·보상 문제에 관해 “치졸하고 치사하다”면서 정부를 성토했다.

 

김 씨는 “가장 시급한 것은 인양이다”면서 “인양 여부도 결정 안 됐는데 일방적으로 특별법 시행령을 제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교육의 문제도 크다”면서 “학생·교사들이 직접 와서 봐야 한다. 그것이 현장학습이고, 희생된 아이들이 잊히지 않는 길”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월호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은 교대로 팽목항에 머무르고 있다. 김 씨에 따르면 유가족들은 대부분 환청 등의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실종 상태인 허다윤 학생의 어머니 박은미 씨는 뇌종양을 앓고 있다.

 

부활절을 앞두고 ‘고난주간’을 맞아 팽목항을 찾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오세요 씨(26)는 “예수의 고난은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전남 진도=권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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