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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조립식 건물 쓰는 전주시립합창단

"성악가는 목이 악기인데…"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워 / 단원 적어 공연에도 한계 / 시, 내년 연습실 신축 계획

▲ 전주덕진예술회관 부지 한켠에 자리잡은 전주시립합창단 조립식 건물.

전북 합창예술을 대표하는 전주시립합창단이 열악한 연습실에 적은 인원, 부족한 예산 지원 등 3중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립합창단은 특히 1998년부터 무려 20년 가까이 열악한 조립식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합창단의 자존감을 크게 떨어뜨리는 상황인 것이다.

 

전주시립교향악단과 국악단·합창단·극단이 모두 모여 있는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시립합창단은 낡은 조립식 건물을 이용해 합창 연습 등 전반적인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 전주시립예술단 4개 단체 중 별도의 조립식 건물을 쓰는 곳은 시립합창단이 유일하다.

 

합창단 관계자는 “프로 성악가들은 몸이 악기라서 건강이 중요한데, 조립식 건물은 여름에 덥고 습하며 겨울에 추운데다 냄새도 잘 빠지지 않는다”며 “성악 연습실은 천장이 높아 울림이 좋아야 하는 데 조립식 건물에서 울림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국 관립합창단 중 이런 조립식 연습실을 운영하는 곳이 없어 외지인 초청 시 창피할 정도라는 것.

 

이 관계자는 또 “시에서 연습실 신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며 “교향악단 건물과 예술회관 건물 사이에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라는데, 전국의 다른 합창단 연습실처럼 소리 울림을 위해 천장을 높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전주시립합창단은 또 합창 단원수가 소프라노 11명, 알토 7명, 테너 7명, 베이스 6명으로 총 31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스텝 8명 중 단무장과 기획, 반주자 2명을 제외한 4명은 합창단원도 겸하고 있어 인력난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적은 합창단원 수로 인해 소리가 웅장하지 못하다는 아쉬움을 남겼던 지난달 20일 정기연주회 ‘봄과 꽃들의 찬미’는 외부에서 6명의 비상임 단원을 수혈해 37명으로 그나마 인원을 늘린 것이었다.

 

합창단 관계자는 “전국 유수 시립합창단들은 합창단원만 50명이 넘는다. 우리도 합창단원이 적어도 40명은 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실제 합창단원(상임)만 놓고 봤을 때 창원시립합창단은 76명, 대구시립 54명, 인천시립 52명, 대전시립 50명, 고양시립 47명, 춘천시립 46명, 부천시립 45명, 군산시립합창단이 39명으로 구성돼 있다. 예향의 도시를 자부하는 전주시가 교향악단·합창단 등 예술단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적어도 타 지역과 비슷한 수준의 정규 단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주시립합창단은 또 예산 부족 탓에 독일 등 외부에서의 초청에도 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단원의 급여 역시 월 130~140만원선으로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했다. 전주시립합창단 관계자는 “타 지역 단원과 만날 때면 급여가 적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주시립합창단은 한 해 정기연주회와 찾아가는 음악회 등 총 30~35차례 공연을 통해 시민들과 호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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