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활동 활발… 송광사·내소사 피해 심각 / 올들어 고창 신재효고택 등 도내 4곳 보수
무차별적으로 나무를 갉아 먹는 흰개미떼로 인해 전북지역 주요 목조문화재가 몸살을 앓고 있다.
흰개미는 주로 땅속에서 기둥을 따라 이동하면서 목부재(木部材)를 먹이로 이용하며 육안으로는 서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봄철(4~5월)의 군비(무리를 지어 비행)기간 동안에는 눈으로 관찰이 가능하다.
흰개미떼는 공중에서 결혼비행을 하며 암수가 짝짓기한 뒤 이 짝짓기가 끝나면서 주변의 목재 안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번식을 시작한다.
특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무 내부로 파고 들어가 갉아 먹지만, 겉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방치할 경우 건물·시설물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이런 흰개미로 인한 목조문화재 피해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흰개미 피해로 올해 보수작업을 실시한 목조문화재는 4곳에 이른다. 고창 신재효고택(중요민속자료 제39호), 익산향교 대성전(전북도 유형문화재 제115호), 익산 여산향교 대성전(전북도 문화재자료 제83호), 전주 학소암(전북도 문화재자료 제3호) 등이다.
지난해의 경우 12억4000여만원을 들여 도내 목조문화재 14곳을 보수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완주 송광사와 부안 내소사는 극심한 흰개미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썩은 나무를 분해해 자연으로 되돌리는 흰개미는 생태계 측면에선 보탬이 되는 익충(益蟲)이다. 하지만 자연생태환경 변화로 숲이 줄어들자 ‘이미 죽은 나무인’ 목조문화재에까지 달려들고 있는 것이다.
완주 송광사 관계자는 “벌써부터 흰개미떼가 사찰 안팎을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도 석가탄신일 전후로 흰개미떼가 출현, 건물 기둥이 손상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지속적인 방제·예찰활동을 통해 지역의 소중한 유형문화 자산들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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