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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 해설' '편파 중계' 그리고 이동국

▲ 이동국

#장면 하나. 2014년 2월 9일.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 김연아의 라이벌 일본의 아사다 마오가 연기 도중 엉덩방아를 찧었다. 국내의 한 방송사 중계진은 “자, 이제 트리플 악셀…아 역시 실패를 하죠”라고 말한다. 이어 “아직까지 아사다는 김연아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김연아의 점프는 그야말로 격이 다르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덧붙인다. 경쟁 선수를 폄훼하는 ‘편파 해설’로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장면 둘. 2014년 6월 15일. 브라질 월드컵 C조 일본과 코트디부아르 경기. 코트디부아르가 2-1로 역전승한다. 중계방송 해설자 이영표는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중계에 앞서 이영표는 캐스터에게 “일본 유니폼을 보면 선수 시절이 생각나 편파 해설을 할까 염려되니 말려달라”고 부탁한다. 사실상 예고된 ‘편파 해설’이다.

 

#장면 셋. 2015년 5월 1일. 한국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 대결. 스포츠방송 모 해설위원이 논란을 자초한다. 그는 6회 말 한화가 역전하자 크게 한숨을 내쉰다. 또 롯데 투수들이 안타를 맞으면 탄식하고 롯데 타자들이 안타를 때리면 흥분한다. 한화 팬은 물론 일부 롯데 팬들도 ‘편파 해설’ 비난 대열에 합류한다.

 

한국 국가대표 경기를 방송으로 보거나 들으면 ‘오늘 심판이 이상하네요’, ‘우리에게 불리한 판정이 확실합니다’ 등등 아전인수식 편파 해설이 등장한다. 그 것도 한국이 불리할 경우에는 거의 100%다. 물론 우리나라가 이겨주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웃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편파 해설이 외교문제로까지 비화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제 일본의 극우 세력들은 한국의 편파 해설을 문제 삼아 반한 감정을 부추긴다.

 

편파 해설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말 심각한 문제는 스포츠계의 ‘편파 방송’이다.

 

최근 한국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위를 질주하는 전북현대의 간판스타 이동국 선수가 방송사를 향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지난 5월 5일 자신의 SNS에 “어린이날 축구보고 싶은 어린이들은 어떡하라고” 썼다.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 경기를 5개 방송채널이 중복으로 중계하는 사진도 올렸다. 이어 “전파 낭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K리그 제주-울산, 포항-부산전 축구 생중계는 없었다.

 

사실 KBS, MBC, SBS 모두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중계권료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MBC나 SBS는 주말이나 일요일 K리그 중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축구보다 드라마 재방송 광고 수익이 낫기 때문이란다. 물론 여기에는 광고주들의 본방과 재방송 광고패키지 요구도 작용한다는 후문이다. 또 축구는 전·후반 45분씩의 경기 때문에 9회를 하는 야구에 비해가 광고 시간과 회수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처럼 K리그를 홀대하는 방송들은 그동안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가 부진하면 입버릇처럼 ‘국내 축구 활성화’를 합창했다. 그런 뒤 대회가 끝나면 국내 축구에 별 관심도 두지 않는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편파 방송’이다. 돈 되는 야구 중계에만 기를 쓰고 축구 중계는 ‘덤’으로 치부하는 일은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까지 해친다.

 

그런 의미에서 이동국의 ‘편파 중계’ 지적은 한국축구 발전에 있어 유의미한 외침이자 방향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북이 1등하는 전북현대축구단의 백전노장 이동국이 당당하고 자랑스럽다.

 

체육부장·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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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중 yak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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