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 대표 제안 거부…조국 교수 추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초계파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거부함에 따라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북지역 현역 의원들이 좌불안석이다.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가 혁신기구를 맡아 당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적쇄신을 위한 ‘칼(인위적 물갈이)’을 빼들 수밖에 없고, 전북지역 현역 의원 중 그 누구도 이 ‘혁신칼날’을 비켜갈 것이라고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20일 낸 입장자료에서 전날 문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 “어제 문 대표와 당 혁신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한 바 있으나, 제안을 받고 제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씀드렸다”며 혁신위원장직 거부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혁신위원장은 당 밖의 인사가 맡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라는 말씀도 드렸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당 밖의 인사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대표가 이처럼 위원장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권에서는 결국 혁신위 위원장을 외부인사가 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내 비노 진영의 경우 문 대표가 제안한 혁신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어 위원장직을 맡아줄 가능성이 낮고, 친노 진영 인사를 위원장에 임명하면 혁신 의지는 퇴보되고 오히려 갈등만 증폭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당내 인사가 위원장을 맡았을 때보다 인적쇄신의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안 전 대표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조국 교수는 도덕적·법적 하자 있는 인사들의 예외 없는 불출마, 호남 현역의원 40% 이상 물갈이, 4선 이상 중진 용퇴 등을 새정치연합의 혁신방향으로 제시했다. 전북 정치권이 긴장하는 이유다.
여기에 전북 지역의 민심이 당에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1차로 당의 혁신을 위한 인위적 물갈이와 2차 당내 경선, 3차 본선을 거치면서 최대 절반이상까지도 현역 의원의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는 상황이어서 의원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뿐만 아니라 4·29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심장부인 광주에서의 패배가 현역 의원들에 대한 불만을 표로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오면서 대대적인 물갈이의 현실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전북지역 한 국회의원은 “지역 민심이 당에 등을 돌린 것은 현역 의원들의 잘못이 가장 크다. 이 잘못은 누구 한명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최근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내년 선거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재·보선에서 보여준 호남 민들의 민심은 이제는 판을 바꿔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남은 기간 철저한 반성을 통해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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