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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는 '빽빽' 저 학교는 '텅텅'

전주시내 일부 과밀 중학교 공간·시설 태부족 / 학생·학부모 선호도 낮은 곳은 좋은 환경 방치

전주 시내 일부 과밀 중학교는 만성적인 공간·시설 부족에 시달리는 반면, 일부 학교는 매우 좋은 시설을 갖췄음에도 학생 선호도가 낮아 활용하지 못하면서 학교 간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주 도심 지역 과밀학교인 A중학교는 화장실이 부족하다. 심지어 3학년 교실들이 위치한 4층은 층 전체를 통틀어 화장실이 없다.

 

교실이 부족해 교사(校舍) 한 쪽에 별관을 지어 이어 붙인 구조인데, 별관 쪽 교실과 복도 벽에는 낙서가 가득하다. 학생 밀도가 지나치게 높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여름 방학을 이용해 교실 밑바닥 공사, 교사(校舍) 도장 공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 정도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

 

이 학교 교장은 “도서실·과학실 등의 자리도 없이 전부 교실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본격적으로 하려면 신축이나 리모델링이 필요한 수준이지만 공간이 없다”이라고 말했다.

 

B중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학생을 위한 탈의실은 가까스로 갖췄지만, 이 학교 학생에 따르면 비좁고 지저분한 데다 복도에서 마음만 먹으면 안을 들여다볼 수 있어 실제 이용률은 높지 않다.

 

이 학교 교감은 “절대적인 공간 확보가 안 되고 있어서 휴게실·탈의실 등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C중학교는 “좋은 시설을 갖춰놓았는데 학생이 오지 않고 있다”면서 “좋은 시설이 놀고 있는 상황”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주변에 임대아파트가 위치해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 학교로의 배정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 같은 양극화는 학생 배정 단계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17일 전주시민회가 전북도교육청에게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전주 시내 38개 중학교의 학급 당 학생 수가 32.74명인 데 반해 5개 학급 미만 중학교의 학급 당 학생 수는 29.3명에 불과했다.

 

특히 두 곳이 서로 인접해 있음에도 학부모 선호도 차이가 크게 벌어져 한 곳은 과대학교, 한 곳은 신입생이 적어 고민인 학교로 나뉘는 경우도 존재했다.

 

이 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4년 전 개정된 중학교 신입생 배정방식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 선호도의 문제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교육지원청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 제도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가 결코 낮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시설이 열악한 과밀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오히려 높은 상황이라 섣불리 배정 방식을 건드리기가 쉽지 않다.

 

전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몇 년 전 강제배정 방식을 취했다가 등교거부 사태가 벌어진 적이 있다”면서 “원도심 지역 등 일부 학교들이 죽어가는 등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연구가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는 연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C중학교 교무부장은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이 섞이고 어울리면 학력 신장에도 유리한 면이 있고, 서로 각자의 재능을 나누며 상생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근본적으로는 배정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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