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방선거 때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1·2심에서 500만 원을 선고 받은 박경철 익산시장이 하반기 인사를 앞당겨 단행하겠다고 밝혀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박 시장의 7월 초 인사 단행 방침은 연초에 익산시가 밝힌 ‘상반기 인사는 2월, 하반기 인사는 8월’ 방침과 배치된다. 이 인사방침은 인사위원회를 거쳐 이미 공표된 사안인데 이를 뒤집고 인사를 앞당겨 단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익산시가 인사를 7월 초에 단행하기엔 몇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가장 기초가 되는 근무평정 반영의 문제다. 자치단체는 두차례 정기인사를 하게 되는데 익산시는 2월에 실시된 상반기 인사는 작년 7∼12월까지의 근무평정 결과를, 하반기 인사는 1∼6월까지의 근평결과를 반영할 계획이었다. 근평 작업에는 통상 1개월 정도 걸린다.
그런데 1개월을 앞당겨 7월 초에 인사를 한다면 작년 근평결과를 적용할 수 밖에 없다. 한차례 근평 결과를 갖고 두 차례 인사를 하는 셈이다.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또 하나는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익산경찰서는 상반기 인사 과정에서의 승진서열부 조작의혹과 관련, 3월 17일 익산시청을 압수수색 했고 관련 공무원을 조사한 데 이어 지난달 11일에는 부시장 등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를 벌였다.
이처럼 수사가 진행되는 마당에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누구라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격언도 있지 않던가.
만약 승진서열 조작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그 인사는 허위 자료를 근거로 한 인사여서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경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 이른 시일 내에 결과를 발표하길 바란다.
익산시 직원 인사는 인사권자인 박 시장의 권한이다. 그렇다고 기준도, 원칙도 없이 함부로 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근무평가 자료를 토대로 일정 기준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야 하는 것이 인사다. 그럴 때 비로소 영(令)이 서고, 조직의 능률도 극대화될 것이다
박 시장은 7월 초 인사의 부당성이 큰 만큼 인사를 유예해야 옳다. 또 경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순리다.
시장직을 내놓을 위험이 큰 상황에서 순리에 맞지 않는 인사를 강행한다면 무슨 꿍꿍잇속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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