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행자부에 관리권 전환 조직 신설 건의 / 충남 금산 칠백의총은 40년전 격상, 형평성 문제
1만여 의사들의 얼이 서려 있는 남원 ‘만인의총’을 전북도 관리에서 국가 관리로 승격하는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만인의총 국가 관리 격상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었던 문화재청이 최근 행정자치부에 국가 관리권 전환을 위한 조직 신설을 건의하면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기 때문이다.
29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북도에서 문화재청에 남원 만인의총의 직접 관리를 요구한 뒤, 5월 문화재청에서 행정자치부에 국가 관리권 전환을 위한 조직 신설을 건의했다. 사실상 만인의총의 국가 관리 전환과 관련한 직제·조직 신설은 1996년 3월 전북도, 전북도의회, 시·군의회의장단이 문화체육관광부에 건의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이후 2000년 1월 만인의총 국가 관리 승격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2001년 6월 남원시민 1만 명 서명 청원서를 전달하는 등 20년간 9차례에 걸쳐 국회·지자체·시민단체 등이 꾸준히 국가 관리 승격을 건의해 왔다.
만인의총은 1597년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왜군에 맞서 싸우다 순절한 1만여 민·관·군 의사들의 얼이 서려 있는 민족적 성지다. 임진왜란 후 순절한 사람들의 시신을 한곳에 묻었고, 1612년 충렬사를 세웠다. 1981년 사적 제272호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전북도가 관리하고 있다.
충남 금산 칠백의총은 1975년 12월 국가 관리로 격상했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민간인 200여 명의 광주 북구 망월동 묘역은 2002년 국립묘지로 승격했다. 반면 만인의총은 지방 관리 차원에 머물면서 역사적인 의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호국 정신의 정체성과 민족의 얼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원 만인의총과 금산 칠백의총은 왜적과 맞서 순절한 호국의 얼을 모신 유적이지만 지방과 국가로 나뉘어 관리되면서 관리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한 것이다. 이에 국가 관리를 통해 만인의총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중앙 정부 차원의 중장기적 관리·활용으로 추모 및 교육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북도 관계자는 “남원 전투에서 순절한 후손, 지역 주민들이 매년 추모 및 만인 정신 계승 범시민대회를 개최하면서 국가 관리를 건의해 왔다”며 “지난 5월 문화재청에서 행정자치부에 만인의총 관련 조직 신설을 설명했기 때문에 늦어도 8월이면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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