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낮아져 … 관광지 역할 제대로 못해
최명희 대하소설 ‘혼불’의 주요 배경지 중 하나인 청호저수지가 관광지로써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농업용수로만 이용되는 등 수리시설로 전락하고 있다.
매년 농사철 마다 인근 마을에서 농업용수로 이용해 청호저수지의 수위가 낮아져 미관을 해치면서 관광지와 수리시설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10일 찾은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혼불문학관 옆 청호저수지. 저수지 주변은 물이 말라 갈라져 있었으며,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주기 위해 띄워놓은 나룻배도 저수지의 수위가 낮아져 한 쪽에 걸쳐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해마다 수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소설의 주요 배경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선6기 남원시가 내세운 고품격 문화관광 조성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지 의문이다.
관광객 김모씨(52·여·전주시 호성동)는 “청호저수지가 말라 있어 소설 속 이미지와는 달라 좀 아쉬웠다”며 “ ‘혼불’의 주요 배경지인 만큼 잘 관리됐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소설에 걸맞게 항상 저수지의 물이 차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공감하고 있다”며 “최근 가뭄으로 인해 인근 노봉마을에서 저수지의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지으면서 저수지의 수위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7만여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올해 5월에는 1만여명이 다녀갔으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이 줄어든 지난 6월에는 250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또 혼불문학관 인근의 노봉마을이 최근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축제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오는 10월 9일~10일 이틀 동안 서도역, 노봉마을, 혼불문학관 등에서 소설 속 ‘효원이 시집 가는 날’ 신행길을 재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 전망이어서 청호저수지가 관광지 및 수리시설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항구적인 관리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청호저수지는 소설 속에서 청암부인이 노봉마을 서쪽으로 뻗어내린 노적봉과 벼슬봉의 산자락 기맥을 가두기 위해 큰 연못을 파고, 그 갇힌 기운이 찰랑찰랑 넘치게 한다면 가히 ‘백대천손의 천추락만세향(千秋樂萬歲享)을 누릴만한 곳’이라고 해 2년여에 걸쳐 만든 샘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