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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세대여 현실을 직시하라

베이비붐 세대 자녀 일자리 가리지 말고 일할 의욕 되찾기를

▲ 서경석 청어람출판사 대표

춘추전국시대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이 관직에 나아가면서 공자께 “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께서 “먹고 사는 데 애로가 없게(足食)하고, 국방을 튼튼히 할 것(足兵)이며, 백성의 신뢰를 얻어야(民信) 한다.”라고 했다. 세 가지 방책이 다 중요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가장 으뜸으로 쳤다.

 

일찍이 영화 ‘동막골’에서, “거, 기리니끼니, 고함 한번 디르지 않고 부락민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거,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뭡네까?” 북한군 장교의 물음에 촌장이 하는 말은 간단하다. “뭐를 마이 멕여야지 뭐.”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절감되는 대답이다.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이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경구가 엄숙하게 다가온다.

 

이념갈등, 지역갈등도 근원적인 것을 들여다보면 다 먹고사는 것과 직결되어 있다. 최근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는 세대갈등 역시 마찬가지다.

 

은퇴를 하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도 먹고사는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고, 흔히 삼포세대(三抛世代,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 불리는 에코세대에게도 당면한 과제는 역시 먹거리다.

 

에코세대는 1979년에서 1992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를 말한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정부의 인구정책에 부응하여 낳은 에코세대는 80%가 대학공부를 했다. 시대적 상황 때문에 30%밖에 대학공부를 못한 베이비붐 세대에겐 못 먹고 못 배운 한이 있다. 때문에 그 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금이야 옥이야 키운 에코세대는 대한민국 역사상 공부를 가장 많이 한 세대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중에서도 대한민국의 대학진학률은 단연 최고다. 실로 눈부신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인적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다.

 

그런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랄까? 너무 많이 가르쳐서 사회 문제가 되리라는 걸 뉘 있어 짐작이나 했겠는가. 많이 가르쳐 놓으면 삶의 질이 높아질 거라고 확신한 무조건적 자식사랑이 빚은 폐해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너무 귀하게 키워 놓고 보니 끈기도 없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헤쳐 나가는 투지도 없다. 아래위도 모르고 오로지 자신만 아는 요즘 세태를 보면 ‘말세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금부터라도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있어야 한다. 시대의 변천과 함께 일자리 형태가 바뀌었다는 걸 직시하자. 정보기술(IT) 발달로 고학력자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실제로 2008년에서 2013년 사이에 교육 서비스업은 11만 8900개의 일자리가 줄었고, 제조업은 6만 8600개가 줄었다. 금융과 보험업도 3만 4000여개가 줄었다는 통계가 있다.

 

교육정책에 대한 답은 나와 있다. 급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규제 때문에 공장을 못 짓고 외국으로 나가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부터 되돌아오도록 하라.

 

아울러 핵심엔진이 되어야 할 에코세대는 현실을 직시하라. 일자리를 찾아야 할 청년들 중 15.6%가 일할 의욕조차 없는 니트족(NEET)이라니 말이 되는가. 어느 경제 전문가는 우리 경제가 3년 안에 죽음의 강을 건널 수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공자께서는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하셨다. 부디 마음 다잡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거듭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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