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영국 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베스트 11. 2011년 영국축구기자협회 올해의 선수상. 앞서 지난 2004년 영국 프로축구선수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영국에서 태어나 찰튼 애스레틱 FC 입단을 시작으로 첼시, 뉴캐슬, 웨스트햄 토트넘 등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을 거쳐 현재 풀럼 FC의 미드필더.
그가 뛰는 장면을 보면 뭔가 동작이 어색하고 불편해보이지만 열정적이고 성실한 플레이로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은 그가 공수 조율과 경기 운영에 매우 유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몸이 부자연스러운 뇌병변장애를 앓았다는 설이 있다. 어려서 친구들의 놀림을 받아 소극적인 성격으로 자라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축구공을 건네준다. 축구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기 시작한 그는 청소년 클럽을 거쳐 잉글랜드 국가대표에까지 오르고 명문 구단의 구애를 받는 스타가 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로 유명한 스콧 파커(35) 이야기다.
‘한국의 스콧 파커’를 꿈꾸는 도내 고등학교 축구 선수가 있다. 그가 처음 축구공을 접한 때는 조촌초 3학년. 개인기와 스피드가 동료 선수들보다 뛰어났던 그는 완주중 축구부에 진학한다. 2012년 추계연맹전에서 완주중은 안산부곡중에 1-3으로 뒤졌지만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낸다. 한 선수가 3골을 넣는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이다. 현재 이리고 축구부 2학년생 김종훈(19)이다.
종훈이는 선천성 청각언어장애(2급)를 지닌 채 태어났다. 누나도 같은 장애를 앓아 인공 와우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종훈이는 수술을 받으면 축구를 포기해야 한다. 도내 한 대학병원에서 달팽이관에 칩을 심고 보청기를 달자고 했지만 그런 상태로는 그라운드를 누빌 수가 없어서다.
종훈이의 실력은 장애인축구 국가대표 경력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대표로 중2 때 아시아선수권, 중3 때 세계선수권에 나갈 정도로 국내에서 독보적 존재다. 도내 최초로 조촌초 6학년 시절 차범근 축구대상 장려상을 받은 종훈이는 지난해 홍명보 자선축구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종훈이가 넘어야할 산은 매우 높다. 초·중학교 축구는 개인기와 스피드로 통할 수 있지만 고등부 이상은 조직력이 우선되기 때문이다. 운동장에 선 종훈이의 귀에는 관중의 함성도 심판의 호각 소리도 동료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적막한 그라운드에서 그동안 익힌 경험과 감각, 그리고 눈으로만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전략·전술 변화를 위한 ‘의사 소통’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학이나 프로구단에서의 활약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리고 유승관 감독은 말한다. “종훈이는 일반 선수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빼어난 실력을 갖고 있지만 청각장애는 공격보다 수비할 때 좀 더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주위의 관심과 배려가 있으면 프로리그 진출이라는 종훈이의 목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겠느냐”고.
“축구가 오늘의 종훈이를 있게 했다. 내 아들의 인생이 영원히 축구와 함께 하면 여한이 없겠다.” 장애로 실의에 빠진 초등생 아들에게 ‘꿈과 희망’이 담긴 축구공을 던져 준 아버지 김정균 씨의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날을 기다려본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