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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노후 강요하는 한국사회

■ 주제 다가서기

 

80년대에 시내버스에 ‘노약자석’이 생겼다. 승객들은 좌석이 없어도 노약자석은 비워두었다. 전두환 정권은 노인들에게 시내버스 무료 승차 권한을 부여하였다. 목욕탕 이발소 반값 할인도 해주었다. 노인을 공경하는 우리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들이 시내버스로부터 외면당하는 모습을 보았다. 노인 혼자 기다리는 승강장은 쉬지 않고 지나치며, 다행히 차가 멈추어 올라선 뒤에는 ‘몸도 가누지 못하면서 왜 돌아다니냐’는 막말도 다반사로 들어야 했다. ‘노약자석’이 노인을 약자에 편입시키고 있음을 그 때 알았다.

 

우리 사회는 노인을 문제시 하고 있다. 노인 스스로 노인임을 부끄러워하게 만든다. 사회 전체의 복지 수준이 허약하기 때문에 노인에게 작은 이익을 약속하는 공약마저 폭발적인 득표 전략이 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노인 복지는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노후의 삶은 불안하다. 부끄러움을 망설일 겨를도 없는 빈곤층 노인들은 값싼 노동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우리 사회는 노년의 노동을 황혼의 아름다운 인생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줄까? 일하는 노인은 아름다운 황혼일까? 아니면 잔인한 정글의 막장일까?

 

■ 신문 읽기

 

[읽기자료1]

 

우리나라 노인복지정책에 대한 단상

 

노인문제는 노인복지문제라는 말이 있다. 현재 우리의 노인문제와 노인복지정책의 현주소는 무엇일까? 흔히 노인문제를 4고(苦) 즉, 병고, 고독고, 무위고, 경제고 등으로 보고 있다. 최근 대한노인회에서는 노인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2015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현재 노인 인구는 13.1%이고, 2025년에는 20%, 2040년에는 32.6%까지 상승할 것이다.

 

노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심리학자인 에릭슨(Erikson)은 노년기는 ‘신체, 정신, 사회적 소실을 경험하지만 지혜의 축적과 그 지혜를 후세에 전달할 기회가 주어지는 통합의 시간’이라고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효를 근거하여 노인들을 부양하는 세대도 많지만 사실상 농경사회에서 산업화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부부중심으로 생활패턴이 이루어지다 보니 자식의 부재로 인해 노년에 부부간의 갈등으로 인해 최근 황혼이혼이 급증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적으로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환경미화, 지하철 택배, 도시락 배달, 주유소 아르바이트, 폐휴지 줍기 등 단순 노역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요약)2011년 통계청 사회조사자료에 의하면, 노인들의 걱정거리는 건강, 경제적 어려움, 직업·고용불안정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노인복지정책의 대안은 첫째, 노인에 대한 공적 복지서비스 증대이다. GDP의 34%를 복지에 쓰고 그 중 노인복지에 절반을 쓰는 스웨덴, 강제 퇴직연금제도(Superannuation)를 통해 퇴직이후 연금을 받고 아름다운 노후를 맞이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갖추어져 있는 호주를 참조할 수 있다. 둘째, 중·장기 노인 고용 확대 정책이다. 고령화시대에 걸맞는 노인일자리 사업 프로젝트를 많이 만들어 일하면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는 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노인 관련 전문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대학교육이 필요하다. 노인복지학과, 노인상담학과, 노인복지경영학과, 노인레저스포츠학과, 노인의료전문로봇학과 등을 통해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효행 교양과목을 신설해야 한다. 〈출처 : 전북일보 2015년 6월 30일 14면〉

 

[읽기자료2]

 

일하는 노인이 행복하다

 

사례 1. - “이만한 다이어트가 없어. 일하고 나서 몸무게가 12㎏ 줄었어.” 수영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다이나믹 6070택배사업단’ 소속의 정진호(72) 씨. 그는 자녀로부터 부양을 받고 있어 생계 걱정은 없다. 하지만 집에만 있는 게 심심해서 지난해 2월부터 택배 일을 하고 있다. 정씨는 월~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한다. 하루 평균 40~50개의 택배를 해운대 중동지역 아파트에 배달한다. 한 달 수입은 50만~60만 원. 정씨는 “용돈 벌고 건강 유지하고 사람도 사귀니 일하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례 2. - “여기서 일하게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김 모(68·여)씨는 2년 전부터 수영시니어클럽의 ‘둘레도시락사업단’에서 일하고 있다. 김씨는 도시락 포장과 청소를 한다. 김 씨는 일주일에 4일 출근한다. 하루에 3~4시간 일해 매달 40만 원을 번다. 단체 도시락 포장이 있는 달엔 60만 원까지 번다. 김씨는 이곳에서 받는 월급과 기초연금으로 생계를 꾸려간다.〈출처 : 부산일보 2015년 5월 20일 6면〉

 

[읽기자료3]

 

美 65세 이상 ‘알짜배기 중산층’ 부상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북서부에 있는 도시인 더빌리지(The Villages)는 미국에서 인구 유입이 가장 많은 소도시 중 하나다. 연중 따뜻한 날씨여서 살기에 좋고, 범죄율도 낮다. 주변에는 수십개의 골프장도 있다. 다들 살고 싶어 하는 이곳에 요즘 가장 많이 이주하는 사람들은 노인들이다. 이 때문에 더빌리지는 미국의 대표적인 ‘은퇴 도시’로 불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더빌리지를 비롯해 대도시 주변의 살 만한 교외의 중산층 주거지역에 수백만 명의 노년층이 몰리고 있다고 15일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요즘 노년층은 중산층 중에서도 가장 ‘알짜배기 중산층’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중략)

 

노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것은 우선 연금과 사회보장비 덕분이다. 64세 이상 노인의 경우 정년을 거의 다 채운 경우가 많아 연금이 많은 편이고, 미국 정부가 경제가 어려워도 사회보장비만큼은 줄이지 않아 노인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아울러 ‘일하는 노인’도 이전보다 많아졌다. 1990년대 말에는 미국 60대의 5명 중 1명만 직업이 있었지만 지금은 3명 중 1명이 일을 하고 있다. 노인들이 이전보다 건강해지고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스스로 은퇴를 늦추는 경우도 많아졌다.

 

집값이 상승한 것도 ‘부유한 노후’를 보내게 된 이유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때 젊은층은 빚을 못 이겨 헐값에 집을 팔아넘겼지만 지금의 노인들은 여윳돈이 있어 팔지 않고 버텨냈고 이후 집값이 회복돼 수혜를 입었다고 NYT는 전했다. 〈출처 : 국민일보 2015년 6월 16일 15면〉

 

■ 생각 열기

 

[읽기자료1]을 읽고

 

①노인의 4가지 고통을 나열해보세요.

 

②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들이 주로 하는 일을 찾아 적어보세요.

 

③스웨덴과 호주에서 실시하는 노인 복지 정책의 좋은 점과 문제점을 말해보세요.

 

[읽기자료2]를 읽고

 

①사례1의 정진호 할아버지는 왜 행복할까요?

 

②입장을 바꿔보면 위 두 상황에서 나는 행복하다고 할까요? 그 이유는?

 

[읽기자료3]을 읽고

 

① ‘더 빌리지’로 사람들이 유입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②미국의 노년층이 ‘알짜배기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찾아보세요.

 

③노후의 즐거운 노동을 위해 우리 사회가 갖추어야 할 여건은 찾아보세요.

 

■ 생각 키우기

 

사례1- 모스크바 지하철에서는 젊은이들이 노인을 예우합니다. 노인이 타면 얼른 일어나 자리로 안내하고, 노인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의아해하는 나에게 들려준 대답은, “이 지하철은 저 노인들이 만들지 않았느냐?”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한 젊은이에게 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느냐고 물었지요. “자기가 월급 받으려고 만들었지, 우리를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잖아요?” 참으로 충격적인 대답이었습니다.

 

사례2-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 한 분이 일반석 쪽에서 힘겹게 손잡이를 붙들고 서 있었다. 무심코 그 앞에 앉아 있는 승객을 쳐다봤다.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이었다. 그녀는 연방 휴대 전화 통화를 하며 간혹 할머니 얼굴을 쳐다보기까지 했다. 하지만 자리 양보는 없었다. 그녀가 목적지에 내릴 때까지 두세 명의 노인이 그 앞에 섰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위 두 사례를 통해 노인 문제의 가장 큰 원인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 관련 영화

 

△버킷리스트-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두 노인이 죽음을 앞두고 생의 마지막 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여러 시도를 담고 있다. 두 노인은 진정으로 원했으나 해보지 못한 일을 함께 해보기로 결심하고 버킷 리스트에 적어 실행에 옮긴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나 둘 경험해나가는 동안, 마지막까지 인생을 알차게 마무리하는 방법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고등학교 사회-미래엔)

 

△식코- 미국의 의료민영화를 다룬 다큐영화로, 79세 노인이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대형 영업시설에서 화장실 청소, 쓰레기 정리 등 궂은 일을 하는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노인들의 고달픈 삶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 학생글

 

- 일하는 노인은 아직 젊다

급속도의 경제 발전으로 인한 삶의 질 향상은 의료기술 발달과 평균수명의 증가를 가져왔다. 하지만 그와 동반된 출산율 감소 때문에 아직 노인 복지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속한 노령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은퇴 후에도 노인들은 새로운 일을 찾아 제2의 삶을 꿈꾸고 있다. 아직 젊은 노인들이 사회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노인은 일자리를 원하고 있다. 통계청이 올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5~79세의 고령층 중 약 61.1%가 앞으로 더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는데, 그들은 평균 72세까지 더 일하기를 바랐다. 실제로 OECD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실제 은퇴 연령이 남 71.1세, 여 69.8세에 다다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공식 퇴직 연령은 60세에 불과하고,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에서 은퇴하는 나이는 평균 약 49세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노인들은 재취업을 통해 은퇴 후 10~20여 년간 더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자리를 구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은퇴 후 노동은 중요한 사회현상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에 대한 비판도 있다.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처럼 막대한 예산을 노인복지사업에 투입해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보장해주면 노인들이 굳이 재취업를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정권의 ‘증세 없는 복지’ 공약이 허울만 좋은 정책이라고 비난을 받는 현재 이러한 급진적인 정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더욱이 베이비부머 세대가 몇 년 후 은퇴를 하기 때문에 당장의 복지예산 증액보다는 노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실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이다.

 

현재 노인 일자리 중 절반이 불안정한 시간제나 임시직이라고 한다.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가지도록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피땀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한 노인 세대는 현재 은퇴 후 재취업을 통해 능동적으로 생애를 마무리 짓고 있다. 미래세대는 그분들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힘써 응원하고 도와야 한다. 최낙은 (전북사대부고 2년)

 

- 생계걱정 없는 노인 복지

한국인의 은퇴 연령은 OECD국가 중 가장 높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많은 노인들은 정년 이후에도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일은 자아실현과는 거리가 먼 단순 생계형 노동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노인들은 OECD국가 중 가장 가난한다. 살기 위해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걱정하며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한 것일까?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한국 노인들은 열심히 일하고도 가난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바로 노인 복지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노인 일자리 사업과 노령 연금 등 많은 노인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부실한 점이 많다. 노인들의 소득 증대와 노인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노인 일자리 사업은 저소득층 노인들의 실제 생계유지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일자리 사업 참여 노인들은 상시근로자로 규정하여 세금 부담만 늘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또한, 최근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49만원에 불과하고, 월 연금액이 10-25만원인 수령자가 전체의 45%나 된다고 하니 노령 연금이 얼마나 적은지 알 수 있다. 한 달에 1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돈이 없다고 하지만 돈을 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돈 많은 사람들한테는 세금을 많이 걷고,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적게 걷는 것이다. 이렇게 탈세를 줄이고 공정하게 세금 집행을 한다면 조세 수입이 늘어나 복지 예산이 늘어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늙어서도 자신의 몸이 견딜 수 있을 때까지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을 때만 통하는 이야기이지 오늘 내일의 생계유지도 벅찬 우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경제적 불안감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복지 정책을 개선하여 노인들의 생계유지에 대한 걱정을 줄이고, 그들이 생계형 노동에서 벗어나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질 좋은 직업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소영 (전북사대부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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