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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정신으로 국민통합시대 열어야

인문·전통문화 재발견 / 국민들 모두 행복 추구 / 문화 강국 도약 계기로

▲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갈등 지수는 OECD 24개 국가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2015년 OCED의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 조사에서도 공동체성을 나타내는 사회적 연계 지표는 36개국 중 꼴찌를 차지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무려 국내 총생산(GDP)의 27%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우리의 경제 성적표와 대조되는,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한국 사회는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불통과 같은 해묵은 갈등에 더해, 점점 더 다양한 갈등과 맞닥뜨리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노노(老老)’ 갈등이 새로이 불거지고, 다문화사회 진입에 따른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상대에 대한 몰이해’에서 발생한다. ‘역지사지’대신 ‘자기중심’에 집중한 나머지, ‘상생’ 대신 ‘분열’이 싹트게 되고, 이는 결국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 채 사회 문제로 환원되고 만다.

 

최근 이러한 사회 문제의 대안으로 ‘인문정신’이 제시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 존중의 정신인 인문정신은, 좁게는 자기 내면의 소리에, 넓게는 상대방에게 귀 기울여야 함을 가르친다.

 

인문정신은 서로가 믿고 의지하는 성숙한 시민사회를 위한 필수적인 공공재이자 시대적 요구인 셈이다.

 

우리 역사 속에서 이런 인문정신의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나이 차에 상관없이 퇴계(이황)와 고봉(기대승)이 10여 년간 편지로 주고받은 논쟁은 세대를 뛰어넘은 ‘소통’의 훌륭한 예이며, ‘흉년기에는 재물을 모으지 말고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경주 최 부자 집의 가훈은 계층 간 ‘나눔과 배려’의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사회를 평화롭고 풍요롭게 했던 인문정신의 회복과 확산을 위해 정부는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문체부가 올해 본격적으로 개시한 ‘인생나눔교실’이다. 은퇴세대 등 250명의 멘토가 여기서 자신들의 삶의 경험을 후배세대와 나누게 되는데, 인생 선배가 경험으로 체득한 인생의 지혜는 후배세대와의 소통의 매개체가 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약 36만 명의 유아들에게 선현의 미담을 들려주고 있는 2000여 명의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들은 전통의 ‘무릎 교육’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세대 간 화합을 이뤄나가고 있다.

 

민관이 함께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도 눈에 띈다. 학자와 전문가,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함께 사회의 갈등 원인을 짚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문정신의 사례를 발굴하는 ‘인문정신문화마당’이 9월부터 5개 권역별로 열릴 예정이다.

 

각계각층의 시민사회 역시 인문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한 언론사와 종교계, 학계 등 시민들이 포럼을 출범하여 낮은 자세로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문화를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정 2기 문화융성의 방향과 추진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인문·전통문화의 재발견이 핵심과제로 포함되어있다. 인문정신의 회복과 확산이 전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대한민국을 문화강국으로 도약게 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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