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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정치드라마 '어셈블리'

▲ 엄철호 익산본부장

요즘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가 있다. 국회를 배경으로 한 정치드라마 ‘어셈블리’다. 드라마는 용접공 해고노동자 출신 여당 의원 진상필을 통해 권력을 향한 정치공학에 몰입하는 국회의원과 의회를 거수기로 삼는 정치의 속살을 파고 들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회의 세세한 이면 등 한국 정치의 단면을 가감없이 그려내고 있다.

 

특히 정치권의 꼼수와 이전투구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어 솔솔한 재미를 더해 준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소속돼 있는 국민당은 청와대에 우호적인 친청계와 청와대에 반하는 반청계로 나뉜다. 두 계파는 사안이 생길 때마다 갈등하며 으르렁거리다가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결정적 상황에서는 의기투합 한다. 제 욕심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라도 가차없이 취하고 버린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그간 우리들이 봐왔던 정치인과는 사뭇 달랐다. 나름의 정치적 소신에서 당론보다는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며 행동한다. 소모적인 계파 싸움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 여당 내 야당의 역할을 하는 계파 ‘딴청계’ 결성은 정말 압권이다. 자신을 따라주는 동료가 단 한명도 없는 나홀로 계판 ‘딴청계’ 대표로서 그는 제 욕심만 부리는 정치인들에게 가차없이 딴지를 건다.

 

시청자들은 통쾌한 대리 만족감을 느낀다. 그래서 자문해 봤다. 익산의 정치판에도 드라마 주인공 진상필 같은 정치인이 있는가. 야합과 꼼수가 판을 치는 막장의 지역정치가 사라질수 있을까.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가가 아니라 다음 선거만을 생각하는 정치꾼에게 눈이 홀려 잘못된 선택을 계속 이어가는 한 ‘진상필’ 같은 정치인 탄생을 바라는것은 순전히 우리들의 욕심이고 희망사항에 머물 것이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간다.

 

드라마 무대를 잠시 옮겨본다. 익산시의회 제187회 임시회가 지난 8일 폐회됐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박경철 시장의 대법원 상고심 지연과 관련해 신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결의문 채택이 계획돼 있었다. 그의 유·무죄를 떠나 조속한 시민 불안감 해소 및 시정안정을 위해서다. 하지만 결의문 채택은 불발로 그쳤다. 초선의원 11명이 똘똘뭉쳐 나름 안간힘을 썼지만 소위 중진의원이란 일부의 재선 이상들의 줏대 없는,얄팍한 눈치보기식 작태에 부딪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시장의 당선무효형을 내려달라는 결의문도 아니고, 오로지 시정안정을 위해 빠른 판결을 내려달라는 간절한 지역 민심을 시의회가 그냥 쓰레기통에 처박은 꼴이다.

 

씁쓸한 상황 연출에 뒷말이 무성하게 나돈다. 위원장 등 감투에만 열을 내고 있는 몇명의 중진의원들은 아직 정치꾼 때가 덜 묻은 초선의원들을 현혹해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선동 및 술수정치를 자행하기 일쑤이고, 집행부 눈치를 살피는 입장 곤란한 조례안 발의 및 집행부 호통 등은 총알받이로 초선들을 앞세우고 있다고 한다.

 

이 얘기가 사실이라면 일부 중진의원들은 분명 정치가가 아니라 정치꾼이다. 신입생(?) 초선들을 꼬드겨 자신의 정치적 목적 챙기기에 급급해 하고 있으니 익산의 ‘어셈블리’가 아닐수 없다. 그동안 입만열면 떠벌였던 시민과 지역발전 운운이 정말 가증스럽다.

 

익산시의회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국민만을 바라보는 드라마 속 ‘진상필’ 처럼 올곧은 정도의 정치를 펴줄것으로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했으나 시민의 바람에 어긋나는 진상짓의 정치꾼이 되지 않으려고 최소한의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겠나.

 

아무쪼록, 그 누구의 얘기만 나오면 눈에 쌍불을 켜고 맹목적 충성과 비호에 나서는 일부 중진의원들은 제발 그 누구만을 위한 진상의 정치짓을 그만 멈추고 오로지 시민을 위한 진국 정치에 나서 주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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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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