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역간 인사교류 / 정보 교환·경험 바탕 / 고향 발전 견인하도록
필자의 고향은 전형적인 농촌의 시골 마을이다. 어렸을 적에는 70여 가구 이상이 살던 큰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겨우 20여 가구만 살고 있다. 마을에서 가장 젊은 세대주가 나보다도 2~3년 선배이니, 우리 고향 마을도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이번 추석 때는 우리 가족과 함께 고향 마을을 다녀왔다. 시골의 훈훈한 정감과 어르신들의 따뜻한 환대를 몸과 마음으로 마음껏 느끼고 왔다.
그런데 불현듯 ‘내가 이 마을에 언제까지 오려나?’하는 의문이 들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마을에는 많은 친척들이 함께 살았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많은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그와 함께 후손들도 도시로 하나 둘 떠나갔다. 이제 우리 친척들 중에는 나의 모친만이 고향 마을에 홀로 살고 계신다.
모친도 몸이 매우 편찮은 상태여서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내가 또는 내 가족들이 이 마을에 자주 올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모친이 나와 나의 고향 마을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친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 우리 고향 마을과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고향과 나를 이어주는 여러 연결고리를 만들어야겠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중앙과 지방 사이에도 똑같이 필요하다. 특히나 중앙에서 배분하는 사업들이 지역발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우리 지역과 같은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국가가 제한된 자원을 지역에 배분하는 큰 기준은 정치적 과정을 통해 결정되지만, 세부적 집행은 많은 경우 공무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예로부터 공무원들에게는 공평하고 균형적인 시각이 매우 중요한 덕목이었다. 그러나 공직자들도 사람인지라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에는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중앙에 많은 인맥과 고향의 유능한 인재를 진출시켜 단단한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전라북도는 역사적으로 많은 인재가 중앙무대에 진출해 왔고 국가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중앙의 인재들이 고향의 발전에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가?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에서 근무해 본 경험이 없으니 지역에서의 현안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다.
고향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고향발전에 필요한 정보와 경험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중앙과 지역 간 활발한 인사교류가 필요한 것이다.
인사교류는 비단 중앙과 지방의 문제만은 아니다. 도(道)와 시군(市郡)간에도 활발한 인사교류가 이루어져, 이들 간에도 인적 연결고리가 두텁게 형성되어야 한다. 시·군의 입장에서는 유능한 인재가 유출되는 것이 안타까울 수 있겠지만, 더 큰 시야에서 보면 활발한 인적교류가 더 큰 인재를 키우고, 궁극적으로 시·군발전에도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전북과 중앙부처 간, 그리고 도와 시·군간 인사교류가 비교적 활발해지고 있다.
더구나 교류된 사람들이 중앙과 도의 주요 직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어 지역발전에 고무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지역과 국가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그리고 중앙과 지방간, 도와 시·군간에 끈끈한 연결고리를 위해 더욱더 활발한 인사교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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