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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범죄예방 건축법 대상 확대·강제하라

정부가 아파트 범죄 예방을 위해 지난해 건축법을 개정, 4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500세대 이상 아파트 건축시 설계 단계부터 준수할 ‘범죄예방 기준’을 정한 것이다. 범죄 예방 설계는 아파트의 방어적 공간 특성을 높여 범죄 취약성을 낮추는 것이다. 예전에도 건축물의 범죄예방설계 가이드라인이 있었지만 강제성이 없어 유명무실했다. 아파트 강·절도 사건 등 범죄가 들끓는 상황에서 정부가 뒤늦게나마 범죄 예방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지난 4월부터 적용되는 개정 건축법(제53조의2)은 500세대 이상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주차장 내 통로에 경비실과 연결된 비상벨을 25m 간격으로 설치하는 등 범죄예방을 위한 시설물을 의무적으로 구비하도록 하고 있다. 또 여성들이 택배 수령을 할 때 예상되는 범죄 예방을 위해 무인택배보관함을 설치해야 하고, 가스 배관이 범행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배관 덮개 설치도 포함하도록 돼 있다. 아파트 수직 배관은 지표면에서 지상 2층으로, 또는 옥상에서 최상층으로 배관을 타고 오르거나 내려올 수 없는 구조로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최근 분양 아파트들은 보안시스템을 강화하는 추세다. 얼굴인식 카메라를 통해 출입문을 여닫는 시스템, 200만 화소급 고화질 CCTV, 지하주차장 비상벨과 산책로 보안등 설치, 현관 안심카메라 설치 등 다양한 보안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범죄예방 건축 기준을 마련한 개정 건축법은 몇가지 허점이 있다.

 

벌칙 조항이 없기 때문에 4월 이후 허가받은 아파트들이 해당 기준을 이행하지 않아도 처벌할 수 없다. 또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500세대 미만 아파트 등의 경우 권장 사항일 뿐이고, 기존 아파트들은 대상에서 조차 제외됐다. 정부가 범죄예방을 위해 법을 개정했지만 효과는 의문인 셈이다.

 

아파트는 물론 주택에서 벌어지는 강·절도와 성폭력 등 강력범죄는 날로 흉포해지고 있다. 얼마 전 부녀자를 납치해 살해한 김일곤은 대낮에 마트 주차장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이 지자체와 공동으로 아파트와 대형마트 주차장에 대한 조사를 벌여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사후 조치다. 강력한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부는 건축법 52조를 다시 개정, 신축은 물론 기존 아파트까지 강화된 보안 시스템 구축을 강제하고, 위반시 처벌 조항도 신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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