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은 크게 국가공무원시험과 지방공무원시험으로 나뉜다. 이는 채용 및 보수지급 혹은 업무의 담당내용에 따라 그 주체가 중앙정부인 국가인지 아니면 지방자치단체인지에 따라 구분된다. 지방공무원 시험 개시의 시초는 과거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못하고 향토색이 짙었던 시대부터 시작된다. 당시에는 지역 간의 왕래가 적었으므로 타 지역 출신보다 해당 지역 출신이 그 지역의 사정을 잘 아는 것은 물론 애향심 또한 투철한 것이 당연하게 생각됐기에, 지방 공무원은 그 지역 출신들로 선발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 교통과 정보통신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전국 어디든 1일 생활권에 속하게 됐고, 이에 따라 구직을 위해 생활 본거지를 옮기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되면서, 태어난 곳이 아닌 현재 거주지가 제2의 고향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 결국 그 지역에서 태어나 살지 않았더라도 각종 정보매체를 통해 해당 지역에 대해 그 지역출신보다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하게 됐고, 잦은 거주지 이전에 따라 애향심도 자연스럽게 이전보다 쇠퇴하게 됐다. 즉, 과거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을 구분해 모집했던 명분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시대가 이러함에도, 여전히 전주시를 제외한 도내 13개 시·군이 공무원 시험 응시자격에 지역 제한을 두고 있어 시험 준비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015 지방직 공무원 모집요강에 따르면 전주시 지방직 공무원 지원 대상은 전북에 주소지를 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지만, 전주시를 제외한 13개 시·군의 경우 해당지역에 3년이상 거주한 기록이나 전년 12월부터 거주지를 등록해야 다음 해에 지원이 가능하다.
수험생들이 지역 제한을 피하기 위해 시험 보기 전 응시지역으로 미리 주민등록을 옮겨 놓는 일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고, 이는 사실상 응시생들의 출신지를 구별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며, 응시생들에게 주민등록을 이리저리 옮기게 하는 불편을 줄 뿐 아니라, 현행 주민등록법을 위반하는 결과까지 초래하고 있다. 또한 지역제한에도 불구하고 출신지역 이외 합격자가 많아 사실상 실효가 없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전주시와 정읍시 지방공무원 지역별 합격자 현황을 보더라도, 그 지역 출신이 아니면서 시험을 보기 위해 거주지만 옮긴 합격자가 30~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지와 거주지를 제한하든 제한하지 않든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결국 자치단체가 수험생에게 거주지를 불법으로 이전한 후 시험만 보게 만드는 격이 돼 버린 셈이다.
이제부터는 좁은 지역에 한정하지 말고 좀 더 폭 넓게 채용함으로써 능력 있는 인재들이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외부환경은 글로벌 시대인데 자치단체의 사고는 아직도 촌스러움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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