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국 840여명 1150여점 출품 / '전북 읊은 한시' 상생전 대표전시로
올해로 열번째 열리는 ‘2015 세계서예비엔날레’가 오는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을 중심으로 개막, 11월 15일까지 한달여동안 이어간다. 올해 주제는 ‘물질에서 정신으로’. 물질만능의 시대, 인간성 상실의 위기를 ‘정신(精神)’과 ‘인문(人文)’의 힘으로 극복해보자는 취지다. 특히 올해는 지난 1997년 시작해 22년동안 서예비엔날레를 열어오며 쌓아온 업적과 성과를 보여주고, 미래를 이어갈 동력을 확인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김병기 총감독은 “그동안 서예비엔날레를 통해 인연을 맺은 세계 서예인들이 대거 참여하는데다 여느해보다 수준 높은 작품이 전시된다”고 소개했다.
서예비엔날레는 ‘세계서예의 상생전’을 중심으로 한 전시와 학술행사, 관람객들이 참여하는 체험행사 등 5개 부문에 28개 행사로 풍성하게 열린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 외에도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독일 모로코 말레이시아 등 18개국 842명의 작가가 1150여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대표 전시는 ‘세계서예의 상생전(相生전)’. 20여년동안 서예비엔날레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한 한국·중국·일본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서양의 작가 160여명이 참여한다. 작가들은 서예비엔날레 10회를 기념해 선현들이 ‘전북을 소재로 읊은 한시(漢詩)’를 작품으로 담아냈다.
한글서예의 조형성에도 주목한다. 조선 궁녀들이 궁중에서 만들어낸 ‘궁체’의 청정(淸靜)한 아름다움을 ‘한국서예유산 임서전’으로 조명한다. 김 총감독은 “한글은 한자와 있을때 더욱 빛이 난다”며 “한글 서예의 진수를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비엔날레에서 인기를 모았던 전시도 재조명 된다. 지난 2001년 기획됐던 ‘세계문자서예전’이 업그레이드돼 준비됐다. 2001년 고대문자를 현대서예로 재현한 작품에, 올해 젊은 작가들이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비교전시한다.
작품도 평면중심에서 벗어나 입체작품들이 다양하게 선보인다. 도자(陶磁)와 서예가 만나는 ‘도자각서전(陶磁刻書展)’, 짧은 싯구에 세상의 이치를 담는 김일로 시인의 시를 목판에 새긴 ‘철필의 노래전’, 파티션같은 생활용품에 서예나 문인화를 담은 ‘생활서예전’은 서예의 실용성과 대중화를 염두에 둔 전시다.
서예를 즐기는 명사들의 글씨도 만날 수 있는데, 올해는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 문희상 국회의원, 홍석현 중앙일보 대표이사회장,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 김병종 서울대교수 등 사회 각계 인사 30여명이 작품을 내놓았다. 서예비엔날레 그랑프리 작가들의 작품도 한 자리에 모인다.
한옥마을에서의 이색전시도 준비됐다. 서예비엔날레 기간동안 한벽루 터널을 ‘시가 있는 등불’ 100여개로 밝히며, 한옥마을 완판본 문화관 마당은 깃발서예전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전북을 대표하는 강암 연계 전시 강암 송성용전(강암세예관)과 석전 황욱전(국립전주박물관)도 비엔날레 기간동안 열린다.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는데, 작가와의 만남, 탁본체험, 서예체험, 가훈·좌우명써주기 등의 행사가 열린다.
개막식은 17일 오후 2시 소리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서예와 음악 무용 영상이 어우러지는 종합예술제 형식으로 열리며, 18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예의 예술성과 비전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도 개최된다.
세계서예비엔날레는 전북도가 주최하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허진규)가 주관하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 전시장과 전북예술회관 등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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