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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다원시스 정읍 유치' 의미와 전망] 전북, 자동차·기계·철도산업 '제2 도약' 시동

전동차·의료기기 초우량 기업 / 핵융합 실험로 사업도 참여 / 노령역 등 인근 클러스터 조성 / 2020년까지 수천억 투입 계획

▲ 지난 7일 전북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전북도·(주)다원시스·정읍시의 철도클러스터 조성 투자협약식에서 송하진 지사와 (주)다원시스 박선순 대표, 김생기 정읍시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이달 7일 전북도·정읍시는 한껏 고무됐다. 이날은 전북도와 정읍시가 전동차·의료기기 생산기업인 (주)다원시스와 투자 협약(MOU)을 체결한 날이다. 도는 다원시스의 ‘정읍행’으로 연관·협력기업의 전북 이전, 철도·의료산업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제2의 자동차, 기계산업 도약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 시각 다원시스와의 투자 협약 소식이 알려지자 광주시에서 즉각 반응하고 나섰다. 광주시 언론 매체는 ‘초우량 기업의 유치를 놓쳤다’, ‘뒤늦게 뛰어든 정읍에 빼앗겼다’라는 표현을 쓰며 다원시스 유치 실패에 따른 책임, 원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다원시스 유치로 두 지자체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 순간이다. 경쟁 지자체에서 기업 유치 실패에 따른 자책성 보도까지 내놓게 만든 다원시스는 어떤 기업인가.

 

△우량 전동차·의료기기 생산기업

 

다원시스는 1996년 창립 이후 핵융합전원장치, 플라즈마전원장치 등 전기변환장치를 제조하며 전력전자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0년에는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한국형 초전도 핵융합전원장치(KSTAR)’에 전원장치를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화제가 됐고, 같은 해 10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KSTAR의 독점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전원장치 수주에도 성공했다. ITER사업은 프랑스에 건설되는 초대형 핵융합 실험로로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등 7개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다원시스 전경.

올해 3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서울메트로 2호선 전동차 200량을 수주하면서 국내 유일의 전동차 제작업체인 현대로템의 독주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 9월에는 다원메닥스라는 의료전문법인을 설립하면서 의료기기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KIRAMS)이 주관하는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공동 개발 및 기술 사업화 투자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사업 영역을 발전기 및 전기변환장치에서 의료기기까지 넓힐 수 있는 것은 직원 230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석·박사 출신으로 구성된 연구 중심의 기업이라는 속성이 작용했다.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도 1984~1990년 카이스트에서 전력전자전공으로 석·박사를 받았다.

 

△철도·의료산업 연관·협력기업 이전 경제효과 기대

다원시스는 올해 연말부터 2020년까지 2단계에 걸쳐 정읍시 노령역 인근 6만평 규모의 부지에 전동차 제작 공장을 건설하고, 부품 협력업체 30~40개의 이전을 유도할 계획이다. 1단계로 올해부터 2018년까지 2만평 부지에 300억원을 투자해 연간 360량 이상의 전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게 된다. 2단계로 2020년까지 4만평 규모의 부지를 추가 조성해 국내 최대 철도클러스터를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로 인해 도내에서는 200여명의 직접 고용을 포함해 12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 및 부품 생산, 서비스, 유통 등 지역 생산유발효과는 물론 지역 세수 증대 등 경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육군 35사단 105연대, 4대대 군부대 이전에 맞춰 23만평 규모의 국·공유지를 단계적으로 의료복합산업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4대대 지역 10만평 규모의 부지에 전문병원과 의료전문연구소 등을 유치하고, 다원시스 및 협력사는 105연대 지역 13만평 규모의 부지에 치료 및 힐링 치유시설, 제약회사 등 의료 관련 사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현재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의료용 가속기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다원시스가 향후 정읍 의료 분야에 투자한다면, 암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원시스는 의료용 가속기 등을 활용해 암 치료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읍시는 첨단방사선연구소·안전성평가연구소 등 연구 인프라와 우수 인력이 포진해 있어 암 치료 연구 및 병원 설립 운영의 최적지로 꼽힌다.

 

● 장기철 전 위원장, 정읍유치 숨은 공신

다원시스의 정읍 유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결과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다원시스는 광주 이전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였다. 올해 3월 서울메트로 전동차 200량을 수주하면서 광주에 전동차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갖고 실무 협의 단계까지 갔다.

 

지난 7월 상황 ‘반전’의 실마리가 생겼다. 다원시스 상임고문인 장기철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석좌교수(전 민주당 정읍시지역위원회 위원장)가 전북도에는 다원시스의 투자 계획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다원시스에는 후보지로 전북을 포함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8월 전북도는 후보지로 정읍시와 남원시를 물망에 올렸고, 김생기 정읍시장과 이환주 남원시장은 각각 다원시스를 방문해 브리핑까지 하며 열정을 보였다.

 

그러나 정읍시가 1차 후보지로 제시한 정읍역 인근은 기반이 약해 신축 공장 건설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원시스에서 광주로 다시 선회할 것을 고려할 때 전북도·정읍시는 노령역 인근을 제시했다.

 

특히 다원시스의 관심사인 의료용 가속기를 활용한 의료클러스터 부지로 105연대 및 4대대 부지를 내놓으면서 다시 ‘반전’을 도모했다.

 

8월 26일 1차 현지 점검에는 송하진 전북도지사까지 현장을 방문해 전북 투자에 대한 협조를 구하고, 투자 보조금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결국 9월 4일 다원시스는 최종 부지 점검을 완료한 뒤 투자 지역을 정읍시로 확정했다.

 

이번 다원시스 유치에 혁혁한 공을 세운 장 고문은 “다원시스는 원천기술을 잔뜩 보유한 최첨단 기술회사로 전력전자 산업 분야에서는 선두를 달리는 우량 기업”이라며 “박 대표는 지자체의 지원뿐만 아니라 두 차례에 걸친 정읍 현장 실사를 통해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 진실한 대화, 지역 발전의 가능성을 엿보고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노후를 정읍에서 보내겠다고 할 만큼 전북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며 다원시스를 정읍의 대표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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