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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문턱, 노인위한 '전북'이 없다 ⑤ 일자리 정책

돈 벌면서 즐겁고 보람찬 일 많이 만들어야

▲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추진된 ‘전주 한옥마을 어르신 포도대’가 지난 9월 22일 한옥마을에서 발대식을 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2개월간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한옥마을 거리 순찰을 하고 있다.·전북일보 자료사진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기대수명은 지난 30년간 약 15세 증가해 2012년에는 81.4세로 나타났으며, 2030년에는 84.3세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 정년연령은 2000년 57.2세에서 2010년 57.4세로 10년간 57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정년 이후에도 30년 정도 지속되는 노후생활에 대한 경제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독거노인가구와 고령가구는 매해 증가하고 있고, 자녀들이 주는 용돈 등 사적이전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빈곤 문제는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을 지속하고자 하는 노인들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조사결과 노인 고용율은 2010년 33.1%에서 2030년 36.8%, 2050년에는 40.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서구 복지국가들과 달리 노인들의 파트타임 비율이 낮고 임시직 비율이 높으며 취업 선택의 폭이 좁아 대부분 농림어업, 단순노무직 등의 한정적인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지역은 노인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질도 수준 이하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고령인구 경제활동 수요 증가

 

생산가능 인구감소와 고령인구의 증가로 우리나라 노인인구의 경제활동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2011~2020년 전체 노동력 증가율은 0.9%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청년층(15~29세)과 핵심근로연령층(30~54세)의 노동력은 각 각 0.5%, 0.2% 감소하는 반면, 55~64세 중고령층, 65세 이상의 고령노동력은 각각 5.2%, 4.5%로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노인고용률은 2020년 34.8%, 2030년 36.8%, 2040년 38.8%, 2050년에는 40.8%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노인인구 수 또한 2020년 281만 명, 2030년 467만 명, 2040년 640만 명, 2050년에는 734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경제활동 지속 및 취업을 희망하는 노인의 증가세를 고려할 때 2050년 노인고용률이 40%에 이른다는 전망은 다소 소극적인 결과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육수준이 높고 건강한 노인비율이 높아지는 초고령사회에는 취업 욕구가 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수요는 느는데 일자리 절대부족

 

전북도는 올해 현재 월 20만 원 안팎의 수당이 지급되는 공공형 일자리에 1만9739명을 고용했다. 이 가운데 80% 가량은 환경개선, 시설관리지원 등 단순노무직이다. 반면 시니어인턴십, 고령자 친화기업 등을 통한 양질의 노인 일자리는 2881개에 불과하다.

 

도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33만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고, 고령자 친화기업의 경우 전주·김제·완주·군산 등 일부 지역에만 있다. 또 이 사업들의 경우 100% 국비로 진행되기 때문에 예산 지원이 끊길 경우 연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공형 일자리를 통해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활동비도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이후 12년째 인상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 수도 턱없이 부족해 저소득층 노인들이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매월 20만 원씩 지급되는 사회공헌형 노인일자리 사업 활동비의 경우 물가상승률과 매년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한 탓에 사업 참여 노인들의 근로시간도 갈수록 줄고 있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해마다 오르면서 월 지급액을 늘리는 대신 근로시간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노인에게 적합한 다양한 신규 일자리 창출은 전북지역의 시대적 과제다. 최근 몇 년 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일자리를 선택함에 있어 생계비 마련보다는 일의 즐거움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어 경제적 욕구와 사회참여 욕구를 동시에 만족시켜줄 수 있는 직종 및 근로환경 조성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청년일자리 창출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초고령사회를 맞아 지역의 경제 활력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경제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공형 한계…“민간 일자리 늘려야”

 

노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공공형 일자리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민간 부문의 수요를 반영한 일자리 창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적절한 복지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 지역을 대상으로 돌봄 중심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을 설립해 새로운 노인일자리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전북지역의 민간형 일자리 사업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의미 있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주)천년누리는 지난 2012년부터 전주시 교동 한옥마을에 ‘천년누리 한옥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옥마을 내 한옥체험장(객실 3개)에서의 숙박업과 전통주 제조판매, 전주를 대표하는 ‘전주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주빵은 예식장에서 제공되는 선물용으로 납품되고 있다. 현재 천년누리는 65세 이상 노인 17명을 채용했다.

 

또 최근에는 ‘전주 한옥마을 어르신 포도대’가 창설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시 노인 50여명으로 구성된 어르신 포도대는 지난 9월부터 관광객이 많이 찾는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포도대장과 포도대원 복장을 갖추고 전주한옥마을 주요 거리를 돌며 순찰하고, 관광객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북연구원 이중섭 연구위원은 “노령 인구의 증가로 관련 복지 예산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형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노인들의 특성과 수요에 맞는 생계형 일자리를 민간에서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일자리 정책이 수립되야 한다”고 말했다.

 

● [기고]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 경륜 활용·맞춤 프로그램 창출을

▲ 남상현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호남지역본부 본부장

올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비중은 13.1%로 세계최고수준이다. 또한 고령화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2060년에는 40.1%로 예측하고 있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는 고령인구 구성이 17.5%로 전남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고령자 비율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점의 하나가 의료비 상승으로 인한 국가 재정 악화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에 따르면 1인당 진료비 상위 지역에 전라북도 부안군, 순창군이 각 1위와 5위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통계 자료를 보더라도 고령화가 높은 전라북도의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묘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라는 말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복지에서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부분이 일자리, 즉 사회활동을 보장해야 된다는 말로 해석된다.

 

서울대학교 고령화연구소의 연구에 의하면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노인은 참여하진 않은 노인에 비하여 의료비 지출이 54만6000원, 연간 총 입·내원 일수 3.76일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1인당 진료비 상위 지역인 전라북도에서는 쉬이 지나가서는 안 되는 연구 결과이다.

 

또한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보건복지부(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는 2004년 2만5000개의 노인일자리를 시작으로 2015년 38만 개로 노인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을 시작한지 약 10년만에 10배 이상의 양적성장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양적성장을 이루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할 것이다.

 

지난 10월 발표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고령자 사회활동지원사업의 공익활동 내실화 일환으로 전통생활풍속 재현 등 노인의 경륜과 지역사회의 수요를 반영한 신규 공익활동 프로그램을 지속개발한다고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전북지역의 전통 문화 컨텐츠와 노인일자리가 결합한 ‘전주한옥마을 어르신 포도대사업’이 질적 성장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주한옥마을 어르신 포도대사업은 10월부터 2개월간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전주한옥마을을 순찰하고 관광객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같이 노인의 경륜을 활용하고, 지역 환경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 등 노인 사회참여의 패러다임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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