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근무는 처음인데 취임 소감과 향후 업무 설계 구상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전주 한옥마을 등 우체국의 아날로그적인 문화와 맞닿아있는 예향 전북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또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관한 고민이 아닌가 합니다. 지방우청정이면 본부가 주는 과업만 제대로 수행하면 되지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우정사업이 우편물량 감소 등 큰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체국 사람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봅니다.”
-우편 물량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데 전북지방우정청 사업실적과 향후 대응방안은 무엇인지요.
“올 10월 말을 기준으로 우편 매출액은 400억원, 예금수신고는 4조300억원, 보험유지계약고는 9조1500억원의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정보기술(IT)의 발달과 더불어 우편수지 적자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편 대신 디지털매체를 사용하는 시대적 트렌드가 쉽사리 바뀔 거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다만 여전히 편지 문화가 활발한 일본의 경우 연말 연하장 물량이 우리나라의 한 해 전체 우편 물량과 비슷할 정도인데 이처럼 새로운 편지 문화를 확산하고, 가꾸는 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집집마다 브로슈어(판촉물) 등을 저렴한 형태로 공급하는 광고우편 쪽은 국내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는데 사업 가능성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밖에도 편지가 가지고 있는 ‘느림의 미학’과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되새김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앞으로 전북지방우정청이 추구할 핵심 가치를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살아있는 우체국 ‘LIVE POST’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체국이 하는 기존의 전통적인 업무, 우편, 금융, 보험 분야에서 서비스 혁신을 시작해야 합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체국 스스로 수동적인 자세를 바꾸고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편 물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어려움만 호소할 게 아니라 ‘그렇다면 지역사회에서 배달이나 우편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우체국이 먼저 나서겠다’는 능동적인 마인드가 필수입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Passion), 열린 사고(Openness), 과학(Science), 시도(Try) 등을 우체국(POST)의 기본 정신으로 삼고자 합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이나 우체국 발전 방향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경제, 복지, 소통 이 세 가지 키워드에 기반을 둔 전북지방우정청을 만들 것입니다. 우선 우체국이 지역기업이나 각종 기관의 ‘파트너’라는 인식이 커졌으면 합니다. 도내 자치단체, 기업, 대학, 경제기관 등과 협업을 통해 우체국이 새롭게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낼 것입니다. 우체국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네트워크와 유·무형의 자원을 지역사회에 개방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체국이 ‘배달’이나 ‘연결’에 머무르지 않고 진정한 소통의 매개체로 거듭나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전달하기 이전의 과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지역 중소기업의 상품화나 생산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 합니다. 한마디로 우체국 밖의 세상을 우체국 안으로 끌여들어 우체국을 혁신하고, 또 우체국이 가진 가치로 세상을 혁신하겠다는 것입니다.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도내 기업과 도민을 위해 우체국을 전북 사회·경제의 플랫폼으로 탈바꿈 시키겠습니다.”
-최근 부활한 ‘우체국 토요택배’에 대해 열띤 논쟁이 일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요.
“사회가 있지 않고서는 우체국도 있을 수 없습니다. 사회와 국민이 원한다면 당연히 택배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중소 인터넷 쇼핑몰업체, 주말부부 등 국민이 토요일에도 배달을 원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체국이 배달을 하지 않는다는 건 책임을 다하지 않는 자세라고 봅니다. 우체국 직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면 그것을 해결할 대책을 내놔야지 다시 폐지한다는 건 본연의 목적이 전도된 것입니다. 공익성을 강화하면서도 적절한 인력 배정 등으로 집배원의 복리후생에도 더 신경을 쓰겠습니다.”
-재임기간에 이루고 싶은 목표나 개선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체국의 사회적인 역할을 꾸준히 대중에 노출시키고, 도민이 지역 우정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우체국 직원이 성실하고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야 각자가 자부심을 갖고 더욱 열정을 불러오리라 생각합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지역 행사에도 활발하게 참여하며 직원들의 자부심을 북돋고 열린 자세를 갖추도록 할 것입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서 말했던 ’살아있는 우체국’으로 거듭날 전북지방우정청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었으면 합니다. 우체국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여러 기관장과 도민 모두가 고민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우체국이 지역사회에서 한 획을 담당하고, 또 우체국에는 지역사회를 누비며 지역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김병수 청장은] 정보통신 풍부한 경험·디지털시대 변혁 강조
“능동적인 사람은 어떤 현상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대충 넘기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새로운 문제점을 찾거나 개선책을 내놓는 사람입니다”
지난달 30일 전북지방우정청장으로 부임한 김병수 청장(54)은 “경제와 복지, 소통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우편서비스 등 기존의 업무 영역을 굳건히 하면서도 새로운 역할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충남 출신인 김 청장은 논산 강경상고를 거쳐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정보통신부 전파방송국 방송과·통신위성과 서기관, 정보통신공무원교육원 기획연구과장, 충청체신청 서대전우체국장, 우정사업본부 예금과장,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팀장, 지식경제부 투자정책과장, 강원체신청장, 전남지방우정청장,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을 역임하며 정보통신 분야의 풍부한 공직 경험과 우정청 실무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청장은 갈수록 우편 물량이 줄어드는 우정사업의 침체 속에 ‘살아있는 우체국 LIVE POST’로 거듭날 것을 선언하고 지역사회와의 협업 강화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전북지방우정청은 도내 기업에 물류창고를 제공하는 등 중소기업과 동반 성장을 추진했다. 특히 지난 2008년 8월에는 전국 최초로 전북도·전북지방중소기업청과 협약을 맺고 ‘국제특송 물류비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 수출기업의 물류비 부담을 크게 덜어냈다. 지난달 기준으로 300여개 업체가 총 80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첫 해보다 3배 가량 성장하는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김 청장은 “우체국이 가지고 있는 친밀함, 믿음, 신뢰 등 소위 아날로그적인 가치와 장점을 바탕으로 전북우정청의 미래를 열고, 지역사회의 도약에도 크게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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