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고전송(古典頌) - 최정선

내 집을 찾아오신 당신을 보았다

 

요사이 몇 날을

 

거친 모래 잠에 빠진

 

나에게

 

아득히 당도하신 당신을 보았다

 

자란자란 모래밭을 적시는 강물소리인 듯

 

엽렵한 사람이 되라 하시던

 

어머니 말씀

 

소청하게 차려입은 당신을 보았다

 

귀 얇고 어리석어

 

내 집은 늘상

 

안으로만 밀물졌거니

 

초가을 볕,

 

등줄기에 화창하게 빛들인 당신을 보았다.

 

△자란자란 모래밭 길에 넓은 치마 끌며 걸어오신 어머니는 거친 잠에 빠진 시인을 아늑하게 보듬었으리. 아득한 길을 걸어, 꿈길을 걸어, 지상과 하늘의 길을 다 걸어, 자식의 잠 곁에 당도하신 어머니. 안으로만 밀물지던 자식의 생에 초가을 따사한 볕 한 줌 놓아주리. 사납게 젖어 있던 뜨락에 맑고 따뜻한 햇볕을 가득 몰고 오시리. 모래잠이 모처럼 산뜻해지리. 김영 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문화일반전북과 각별…황석영 소설가 ‘금관문화훈장’ 영예

정부李대통령 지지율 63%…지난주보다 6%p 상승[한국갤럽]

사건·사고김제서 작업 중이던 트랙터에 불⋯인명 피해 없어

정치일반"새만금개발청 오지마"…군산대 교직원 58% 이전 반대

정치일반울산 발전소 붕괴 매몰자 1명 사망…다른 1명 사망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