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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

경기장서 야유·질책보다 선수들에 성원·격려하며 멋진 플레이 기대해보자

▲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 과장

프로농구가 6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우리 고장을 연고로 한 KCC는 정규리그 막판 1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해 2할이 조금 넘는 승률로 9위에 그쳤던 점, 추승균 감독이 감독으로서의 첫 시즌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매우 좋은 성적임에 틀림없으나,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농구는 구기 종목 중에서도 경기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몸싸움도 심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구 경기가 별 탈 없이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는 것은 방대한 양의 경기규칙을 가지고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경기 규칙에는 곳곳에 배려의 정신이 숨어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난 시즌 프로농구에서 강화된 것 중의 하나가 ‘유 파울(Unsportsman-Like Foul)’이다. 다른 파울에는 상대 팀에게 자유투 2개를 주거나 공격권만을 주는 것과 달리 유 파울에는 자유투 2개에 다시 공격권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후반 접전 상황에서의 유 파울은 그만큼 팀에 치명적일 수 있다. 접전 상황이 아니라고 해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유 파울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운동선수답지 않은 파울을 한 경우에 적용된다. KBL 경기규칙 제37조에 의하면, 지나치거나 심한 접촉을 유발한 경우, 속공을 저지하기 위해 공격 선수와 상대 팀 바스켓 사이에 수비선수가 없을 때 수비선수가 상대방의 뒷면 또는 측면에서 접촉하는 경우 등이 그에 해당한다. 나아가 한 경기에서 2개의 유 파울을 범한 선수는 그 경기에서 자동으로 퇴장까지 당하게 된다. 한 마디로 상대 팀이나 선수를 배려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포츠가 무엇이기에 운동선수답지 않은 파울에 이처럼 가혹한 제재를 가하는 것일까? 스포츠의 기본 정신은 ‘정정당당’이다. ‘정정당당’은 원래 군대의 진용이 정돈되고 기세가 성한 모양을 가리키는 군사용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비겁한 짓을 하지 않는 바르고 떳떳한 태도’를 가리키는 말로 그 뜻이 변했다. 즉, 승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위를 비겁한 것으로 여겨 스포츠맨답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정당당’은 선수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일까? 프로스포츠는 기본적으로 관중들과 선수들의 상호 작용 하에 발전해 나간다. 관중이 없는 프로스포츠는 존립 기반이 없는 것이고, 정정당당하지 않은 스포츠는 관중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지난 3월 17일 프로농구연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승부조작, 불법도박 등으로 얼룩진 프로스포츠를 정정당당이라는 기본정신을 통해 되돌아봄으로써 클린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다. 당시 선수들에게 바람직한 관전 문화에 대해서도 들어 보았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야유 대신 응원을 해달라는 것’, ‘슈팅을 할 때 플래시를 터뜨리지 말아 달라는 것’ 등이 그것이었다. 아주 큰 것이 아닌 기본적인 것들에 불과했다.

 

새봄이 되어 농구, 배구 등 실내 스포츠가 마무리되고, 축구, 야구와 같은 실외 스포츠 경기가 시작되었다. 우리 고장을 직접 연고로 한 야구팀이 없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축구에서는 정규리그 2연패에 빛나는 전북현대의 활약이 올해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경기장에 가게 되면, 야유나 질책보다 성원과 격려를 통해 멋진 플레이를 기원해 보자. 그것이 기본을 지키는 정정당당한 것이고, 스포츠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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