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동아리 '해우소' 학내 곳곳에 대자보 / 네티즌 "공감" vs "이슈몰이 불편" 의견 양분 / 전북교육청 등 15일 추모 행사
이틀 앞으로 다가온 세월호 침몰 사고 2주기가 4·13 총선에 묻힌 가운데 원광대학교 건물 곳곳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추모 대자보’를 붙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총선 하루 전인 지난 12일 원광대의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 ‘드루와’에는 이 학교 캠퍼스 게시판에 붙은 학내 동아리 ‘해우소’의 대자보를 소개한 글이 올라왔다. 해우소는 원광대생들이 모여 만든 사회문제를 토론하는 동아리다.
‘나는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 내 건 해우소는 “학교 과제부터 아르바이트까지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쓸 시간조차 없습니다. 이렇게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세월호 참사 2주기는 크게 다가오지 않습니다”라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그동안의 무관심을 지적했다.
해우소는 “처음부터 이렇게 마냥 무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그 당시에는 참담한 현실에 분노하고 가슴 아파하던 학생이었습니다. 또한, 노란 리본을 SNS에 가득 채우기도 하였습니다”라며 세월호 참사에 큰 관심을 가졌던 과거로 화제를 돌렸다.
이어 “하지만 오늘 만큼은 그 때를 기억해 보고자 합니다. 하늘로 떠난 희생자들을 애도하고자 합니다. 아직도 제대로 진상규명을 하지 않은 정부의 무능한 행태에 분노하고자 합니다. 4월16일을 잊지 않음은, 어쩌면 나 같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일 것입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대자보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공감합니다. 세월호 사태는 우리에게 아픔이자 비극입니다” “정부의 무능한 행태를 분노해야죠” “다시는 세월호 같은 가슴 아프고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겠지’라는 생각…” 등의 반응을 올리고 있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세월호 침몰을 정치적 선동으로 가져간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들은 “사고를 슬퍼하는 글 어디에도 다시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내용은 없네요” “2년이 지나서까지 이렇게 이슈화되어야 할 만큼, 전 국민이 반드시 슬퍼해야만 하는 일인지도 잘 이해는 안되고요” 등의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자보 작성에 직접 참여한 원광대 이의선(신문방송학·3)씨는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세월호에 탑승했던 희생자들은 이제 대학에 입학할 나이일 거라는 생각에 작년 ‘세월호 참사 1주기’에 이어 올해도 대자보 작성을 결심하게 됐다”고 대자보 작성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 참사 문제와 관련, 시간이 지나도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대학내 분위기도 세월호를 기억하는 분위기가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우소는 지난 12일 ‘나는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라는 대자보를 작성, 원광대학교 학생회관과 인문대학 게시판, 동문 등 각 3곳에 부착했다.
한편 전북지역은 오는 15일 오후 7시 전북도교육청, 16일 참부모학생회와 세월호지킴이 등이 주관하는 세월호 2주기 추모 관련 행사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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