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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인식 개선 위한 도전 골든벨] 비장애인도 어려운 퀴즈 '척척'

250여명 참가 대학교양 수준 문제 풀어내 / 시각장애1급 권혁문·박기형 씨 골든벨 울려

▲ 장애인의 날 기념 장애인 도전 골든벨 행사가 열린 19일 전주시 자원봉사센터 강당에서 참가자들이 문제를 풀며 웃음짓고 있다. 박형민 기자

매년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그러나 아직 장애인의 지적능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은 여전하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조금 특별한 퀴즈 대회가 19일 전주시 자원봉사센터 1층 강당에서 열렸다.

 

힘찬 응원을 한 몸에 받으며 등장하는 사람들, 전북지역 장애인들을 위해 열린 ‘제36회 장애인의날 기념 장애인 퀴즈 한마당 도전 골든벨 행사’의 참가자들이다.

 

“문제가 너무 쉬워요!” 우레와 같은 함성소리가 강당을 쩌렁쩌렁 울린다.

 

당당한 참가자들의 기세와 함께 응원전도 열띤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장애인 골든벨은 전주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예술단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박근아 아나운서(와인드 컴퍼니 대표)가 사회를 맡아 진행됐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단상 위에서 수화 진행을 병행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예선에서 선거제도와 관련한 정치문제가 나왔지만 며칠간의 특별훈련 덕에 비장애인들에게도 어려운 문제들을 척척 풀어내 탈락자가 없었다.

 

본선이 시작되자 자연과학, 시사상식, 정치·사회 전 분야에서 대학교양 수준의 문제들이 출제돼 탈락자가 속출했다.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처음에 지었던 여유로운 표정이 사라지고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응원을 나온 가족들과 각 장애인단체 관계자들도 손에 땀을 쥐며 관전했다.

 

장애인들은 예선과 패자부활전, 본선에 이어 최종 결선까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골든벨 우승에 도전했다.

 

도내 장애인복지관 등 장애인 관련 단체 및 개인 등 21개 기관 40개팀 250여명이 참여한 이날 골든벨은 15문제를 남기고 4팀이 남았다. 진행요원들은 몸이 불편한 탈락자들을 배려해 미니 화이트보드를 직접 수거했다.

 

최후의 4팀이 단상위로 올라가자 응원전으로 시끄러웠던 장내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10문제를 남기고 남은 팀은 전북시각장애인 연합회 전주지회 1급 시작장애인 권혁문 씨(60)와 박기형 씨(53).

 

이들은 경제, 과학, 넌센스, 역사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며 마침내 마지막 문제에 이르렀다.

 

마지막 문제는 순 우리말 뜻을 알아맞히는 문제로 일반인들 조차도 생소한 단어인 ‘재산이나 자원 따위가 넉넉하고 많다’는 뜻의 ‘가멸다’가 마지막 골든벨 문제의 정답이었다.

 

이처럼 수준 높은 문제들을 뚫고 골든벨을 울린 권씨와 박씨는 멋쩍은 웃음으로 기쁨을 대신했다.

 

권씨와 박씨는 소감을 통해 “눈이 보이지 않아 모든 공부를 들으면서 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을 위해 사회복지사 분들이 도움을 많이 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번 도전으로 자신감을 얻었다”며 “다른 일에도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전윤주 전주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은 “장애인들이 지적수준이 낮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된 행사였다”며 “장애인들의 도전 정신이 비장애인들 못지않다는 것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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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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