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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마트 김종기 대표 "옥시 정신 차릴 때까지 제품 안 팔아"

전주 매장 2곳서 불매 / "피해자 소식 마음 아파…대리점 영세업자 걱정"

▲ 가습기 살균제품의 유해성으로 옥시 제품 등에 대한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17일 옥시 불매운동에 동참한 전주 중화산동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종기씨가 옥시제품을 철수한 진열대를 정리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올해로 만 25년째 전주에서 향토 중형마트인 ‘유명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종기 씨(59)는 ‘옥시 불매론자’다. 유명마트 모래내점과 중화산동점의 매대에 진열됐던 옥시 제품들은 모두 창고로 철수됐다.

 

국민들의 정서가 옥시 제품 불매운동에 모아지고 있는 현 상황도 한몫했지만, 옥시 제품을 매대에서 빼는 실제 행동으로까지 이어진 데는 그의 ‘마트 철학’이 있었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를 제작하고 판매한 옥시를 비롯, 대형 할인매장들의 처신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했다.

 

지난 1991년 6월 전주의 아파트 단지에서 처음 슈퍼마켓 운영을 시작한 김씨는 1999년 전주시 중화산동과 모래내에서 ‘유명마트’라는 상호를 단 중형마트로 사업을 성장시켰다.

 

그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 제품으로 인한 피해 사건이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그 역시 오래전 옥시 가습기 살균제를 팔았고, 지금은 살균제가 아닌 다른 옥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저희 매장에 있는 옥시 제품을 보면서 ‘피해자들의 마음이 치유될 때까지 옥시 제품을 팔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정신이 바짝 든 김씨는 옥시 제품들을 창고로 옮겼다.

 

“마트 창고에 옥시 제품만 400만원어치가 쌓여있다”고 설명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있던 옥시 제품 어디로 갔느냐’는 손님들의 질문이 여기저기서 나왔다”고 전했다.

 

김씨가 참여하고 있는 전북마트연합회(회장 오정호)는 지난 3일 전주시 중형마트 11개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논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옥시 제품을 행사 매대에서 철수하고, 본 매대에서는 그대로 판매하되 추가 발주는 하지 않기로 합의점이 도출됐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의 마트에서는 행사 매대는 물론 본 매대에서도 옥시 제품을 모두 철수시켰다.

 

17일 방문한 전주시 중화산동 유명마트 중심부 한쪽 매대에는 옥시 제품은 볼 수 없었고 대신 99자 분량의 글이 적힌 작은 현수막 하나가 걸려있었다.

 

‘저희 유명마트에서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분들의 아픔에 동참하기 위해 옥시 회사가 올바른 태도를 취하고 모든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옥시 전 제품의 판매를 중단합니다.’

 

글을 보고 발길을 돌리려던 찰나 김씨는 기자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요. ‘옥시 제품 불매운동한다?’ 말은 그럴듯 하고 좋죠. 사실상 옥시 제품 대리점을 죽이는 것으로 연결되는데…. 결국은 이러한 것들이 또다른 영세업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거든요.”

 

제품 불매운동으로 까지 확산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옥시의 진정성있는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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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realit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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