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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시스템 이래서야…10세 아동 한때 의식불명

환자 이송 과정 병원서 준비한 산소통 모자라고 헬기선 산소공급 안돼 / 전북대병원-소방본부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만

전북대학교병원과 중앙소방본부 119 헬기의 의료장비 문제로 응급환자인 10세 아동이 한때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양측은 서로의 잘못이라며 책임 전가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A양(10)의 어머니 고모 씨는 지난 12일 전북도 홈페이지 게시판에 ‘전북대학교병원과 전북119의 의료과실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고 씨에 따르면 지난 2일 새벽 A양이 폐관련 질환으로 경기를 일으키는 등 상태가 안좋아 지역 의료센터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전북대병원으로 옮겼다.

 

A양은 이 병원 중환자실 입원 후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폐부종에 맹장염 소견까지 보여 병원 측과 가족은 A양을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이송키로 결정했다.

 

해당 병원은 A양의 상태를 고려해 구급차가 아닌 구급 헬기를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119상황실로 구급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전북 소방헬기는 연간 정기점검으로 운행이 불가능해 중앙소방본부의 헬기가 출동했다.

 

병원 측은 헬기 도착 예정시간에 맞춰 산소통이 달린 이동 침대를 이용해 A양을 헬기장까지 옮겼지만 헬기는 예상 도착시각보다 10여분 늦은 오후 1시28분에 도착했다.

 

헬기를 기다리는 10여분 동안 산소통의 산소가 다량 소비됐고 A양은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기 시작해 수동식 산소 공급기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착한 구급요원들은 구급 헬기로 옮겨진 A양에게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산소공급장치 호스를 연결했지만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고, A양은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청색증이 오고 발작을 하는 등 상태가 심각해져 결국 병원 측은 헬기 이송을 포기하고 A양을 응급실로 옮겼지만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어머니 고 씨는 “병원에서 준비한 산소통이 바닥났고, 119헬기에서 산소 공급이 되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튿날 구급차를 이용해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옮겨진 A양은 이 병원의 조치로 현재 의식은 회복된 상태지만 아직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9헬기 내에서 산소공급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중앙소방본부 관계자는 “구급 헬기의 산소공급장치 이상 여부는 전적으로 소방본부의 잘못이며, 이에 대해 감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환자 이송의 경우 병원 측에 산소통을 충분히 준비하라고 권유하며, 구급 헬기 도착 전 산소가 떨어진 부분은 병원 측의 위기대응 실패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조금 일찍 나와있으라는 연락을 받고 헬기장에서 대기하던 중 산소를 많이 소비한 것은 사실이지만 헬기 도착 전까지 산소통에 산소가 남아있었다”며 “헬기내 산소공급장치의 결함인지 작동 미숙인지 알 수 없지만, 구급 헬기의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진은 최선을 다했지만 고통받은 환자와 보호자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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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 @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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