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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니 금지, 이슬람 혐오? 여성 해방?

■ 주제 다가서기

 

지난여름 한반도를 달구었던 열기만큼이나 부르키니 금지에 대한 논란도 뜨거웠다. 피상적으로 보면 부르키니 금지 조처는 개인의 자유나 개성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고 비난받아 마땅한 해프닝일 수 있다. 특히 국제 사회적으로 약자라 할 수 있는 이슬람 여성들에 대한 서구 사회의 화풀이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불과 1년 반 전,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총기 난사 충격 속에서도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며 종교 모욕을 경계하였던 프랑스 국민들이 톨레랑스의 포기로 보이는 부르키니 금지를 선호하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부르키니 금지 조치에 담긴 문화적인 관점과 테러에 대한 유럽인들의 우려를 견주어 살펴보고자 한다.

 

■ 관련 교과와 단원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다문화 사회의 윤리, 의식주의 윤리적 문제

 

■ 자료 읽기

 

〈자료1〉 ‘난민 문화’ 통제 못할까 불안, 유럽의 ‘부르키니 규제’ 역설

 

비키니가 등장한 지 70년을 맞은 올해 유럽에서는 ‘부르키니(Burqini)’라는 의상이 비키니와는 정반대의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부르키니는 무슬림 여성의 전통의상인 부르카(Burqa)와 비키니(Bikini)의 합성어다. 여성의 신체를 드러내지 않도록 얼굴과 손, 발만 나오게 고안된 수영복이다.

 

최근 유럽의 몇몇 나라가 이 수영복 착용을 금지했다. 프랑스에서는 해수욕장에서 부르키니를 못 입도록 하는 곳이 생겼고, 한 민간 수영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부르키니 행사가 불허됐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모로코의 일부 수영장에서도 이 의상을 입는 것이 금지됐다.

 

(중략) 유럽 국가들이 무리를 해가면서 부르키니 제재에 나선 데에는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이민자 문화가 통제 범위를 넘어설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는 듯하다. 특히 무슬림의 경우 다른 이민자들과는 달리 기존 공동체에 잘 융화하지 않는 데다 최근 잇따르는 테러와도 연관이 있어 불안감을 더욱 부채질한다.(중략)

 

유럽인들은 대체로 이민자들이 너무 많고, 그들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라를 바꾸고 있으며, 난민들 속에 테러리스트들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유럽국들은 이슬람 문화와의 갈등을 방치할 경우 이미 기세를 떨치고 있는 극우세력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명분이 될 수도 있고, 또 유럽 내 이슬람 인구가 점점 늘어나 표를 구걸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돌이킬 수 없다고 보는 듯하다. (경향신문 2016.08.15.13면, 정동식의 유럽리포트)

 

〈자료2〉 ‘부르키니’ 일파만파

 

프랑스 휴양도시 니스의 한 해변에서 무장경찰이 무슬림 여성의 수영복 '부르키니'(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 착용을 단속하면서 무슬림 여성에게 강제 탈의를 명령하는 듯한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이 지난 26일 부르키니 착용 금지가 잘못됐다며 이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이날 인권단체가 빌뇌브루베 시의 부르키니 금지 조치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에 대해 금지 중단 결정을 내렸다.(중략)

 

프랑스에서는 지난 7월 휴양지 니스에서 발생한 트럭테러에 이어 성당테러까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테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반 이슬람 감정이 크게 고조됐다.

 

인권단체들은 부르키니 착용과 테러는 아무 상관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지방자치체 시장들은 부르키니 착용이 해변 이용객의 분노와 공포를 유발해 공공질서를 훼손한다며 금지시키고 있다. 마뉘엘 발스 총리도 "부르키니는 여성의 노예화 상징이고 프랑스의 전 세계 여권 신장을 위한 노력에도 반한다"며 부르키니 착용을 반대하고 있다. (전남일보 2016.08.29.11면)

 

〈자료3〉다문화 사회의 문화정체성

 

다문화 정책 중 ‘동화주의’는 소수의 비주류 문화를 주류문화로 편입하여 일방적으로 통합시키는 것이다. 이 정책은 이주민들에게 그들 고유의 문화 정체성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으로, 소수문화를 무시하고 문화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용광로 이론’은 다양한 문화들이 섞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용광로 이론에서도 각 문화의 고유성과 다양성은 존중받지 못한다.

 

한편 요즘과 같은 다문화 사회에는 각각의 야채가 고유의 맛과 색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인 맛의 조화를 강조하는 ‘셀러드 볼 이론’이 적합하다는 주장이 이다. 이 정책은 다양한 민족들이 자신의 문화를 유지하면서 또 다른 문화들과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가는 것이다.

 

반면 ‘문화 다원주의’(국수 대접 모델-필자 주)에서는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주류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외래 소수 민족의 문화 정체성을 존중하면서도 주류 사회의 문화는 주체로서 존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비상교육, 252쪽)

 

■ 생각 키우기

 

1. 〈자료1〉을 읽고 유럽국가들이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하는 이유를 찾아 정리해보세요.

 

2. 〈자료2〉를 읽고, 프랑스 법원이 부르키니 착용 금지를 중단하라고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3. 〈자료2〉에 무장한 경찰이 부르키니를 벗게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런 행위가 갖는 문제점을 무엇일까요?

 

■ 관점 세우기

 

〈자료3〉에는 소수 문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 등장합니다. 부르키니 금지의 문제를 어떤 관점에 적용해야 할지 선택하고, 3가지 이상의 근거를 들어 부르키니 금지에 대한 찬반의 의견을 서술하시오.

 

■ 더 알아보기

 

1. 관용

 

관용은 나의 생각이나 종교 등이 중요하다면 다른 문화 사람의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네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 또는 “네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은 타 문화에 대한 태도에도 적용된다. 즉 관용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타 문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문화적 관용을 실천하는 것이 쉬워진다. (고등학교 생활과윤리, 비상교육. 250)

 

2. 샤를리 에브도 테러

 

2015년 1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도심에 위치한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리스트들이 침입, 총기를 난사해 편집장인 스테판 샤르보니에르를 포함한 직원 10명과 경찰 2명 등 총 1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테러를 당한 《샤를리 에브도》는 그동안 각종 성역에 대한 비판을 해온 주간지로, 특히 2006년부터 무함마드 만평 등을 게재하면서 이슬람권의 큰 저항을 받아왔고, 무함마드 만평에 대한 보복 테러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테러 이후 「나는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표현의 자유와, 종교를 모욕하는 자유까지는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담은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 논쟁이 치열히 전개됨. (네이버 지식백과)

 

■ 학생 글

 

- 해방의 옷 부르키니, 억압이 되다

지난 여름 유럽은 ‘부르키니’ 논란으로 뜨거웠다. 7월 31일, 프랑스 칸에서 ‘부르키니’ 금지 조치가 통과되면서 프랑스의 26개 도시와 주변 유럽국가로 확대되었다. ‘부르키니는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다는 프랑스 혁명의 정신과 맞지 않고, 여성 억압과 노예화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한 개인의 의복을 법으로 제한하는 나라는 없다. 프랑스 대혁명의 정신(자유, 평등, 박애)을 명예로운 자부심으로 삼고 있는 프랑스라면 더더욱 그래서는 안 된다. 종교적 색채를 띠는 옷을 금지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다. 이렇듯 ‘부르키니’ 금지는 개인의 기본권에 대한 침해이며, 국가의 권위로 특정 집단에게 가하는 다른 형태의 테러일 수 있다.

 

부르키니 금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여성 해방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과연 부르키니가 여성들을 억압하는 것일까? 이슬람교에서는 여성들의 신체 노출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무슬림 여성들은 수영, 물놀이 같은 해변 활동에 규제를 받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디자이너가 그 여성들을 위해 만든 수영복이 부르키니이다. 억압이 아니라 그녀들을 해방시켜 주기 위한 옷이라는 말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이다.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하자는 주장의 근본적 뿌리는 ‘테러’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생각한다. 7월 14일과 26일,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와 성당 인질극 테러로 87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슬람국가가 저지른 테러로 인해 유럽에서 이슬람혐오가 확산될 수밖에 없었다.

 

테러의 위협에 떨고 있는 그들의 두려움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애꿎은 무슬림 여성들에게 그들의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은 옳지 못하다. 부르키니 금지로 인해 갈등이 조성된다면 테러 단체들의 명분만 더 강화될 것이다. 테러의 위협 때문에 무슬림 여성들의 의상까지 규제하는 것은 현명한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부르키니를 통해 그들의 해방공간이 확대된 점에 공감하고, 그들과 진실된 대화를 이어가는 발상의 전환이 두려움을 해소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오윤채(전북사대부고 1년)

 

- 시민 불안 조장하는 부르키니 금지하자

2016년 여름, 프랑스는 부르키니 논란으로 뜨겁다. 프랑스 코르시카 섬의 폭력사태 때 부르키니를 입은 무슬림 여성 사진으로 찍은 데서 시작되어, 부르키니를 금지한 도시가 20여개 도시에 이르고, 논란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 방송사의 인기프로그램에서도 부르키니 금지에 대한 찬반토론을 하여 주의 깊게 본 적이 있다.

 

자유, 평등, 박애라는 혁명의 정신을 들어 부르키니 금지는 자유의 억압이라는 주장이 있다. 또한 최근 프랑스 테러 주동자들 대부분이 프랑스인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들어 부르키니 금지는 IS와 같은 테러 세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이 일리가 있지만, 부르키니는 프랑스의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 프랑스 대혁명이 내세운 정교분리의 원칙은 종교가 국가가 분리된다는 것 뿐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종교적 표현을 허용되지 않는 다는 의미이다. 부르키니, 부르카는 그 자체가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으므로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

 

부르키니는 이슬람을 직접 연상하는 의상으로, 최근 잇따른 테러를 체험한 유럽인에게는 공포심을 유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이슬람을 명백하게 드러내게 되면 테러의 공포는 확산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활동을 방해하게 된다. 이슬람 복장인 부르카, 부르키니 안에 총기 등을 소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부르키니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다. 이슬람 남성들의 복장이 있다. 하지만 그 허용 기준이 차별적이라는 것이다. 남성은 배꼽부터 무릎까지만 노출하지 않으면 되지만, 여성은 거의 모든 신체를 다 가려야 한다. 이슬람 경전 코란에는 “여자들은 시선을 내리고 정숙하며 아름다운 미모와 장신구를 보이지 말라.…외모를 보이지 말라(코란24:31)”는 구절이 있다. 부르키니 역시 여성을 차별적으로 억압하는 방식의 표현이므로 부르키니를 허용하는 것은 여성을 억압하는데 동조하는 것이다.

 

지구상 가장 관용의 전통이 살아 있는 나라에서도 우려와 불안을 일으키고, 여성의 억압을 정당화하는 부르키니는 금지되어야 한다. 이태훈(전북사대부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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