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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설 택배 더 늘었어요"

전북우정청 물류센터 전년보다 27.8% 증가 / 전 직원 동원 알바까지 / 짧은 연휴·AI 탓 분석

▲ 설 명절을 6일 앞둔 21일 전북지방우정청에서 직원들이 주차장까지 가득 쌓인 선물 택배를 분류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형민 기자

#. 지난 21일 오전 7시 40분 전북지방우정청 물류센터.

 

안으로 들어서자 “아이고~ 평화동~ 효자동~”하며 집배원들이 작업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직원들 허리와 어깨, 무릎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평소에도 물품이 많지만, 명절이 다가오니 물품이 넘쳐나네요.”

 

전북지방우정청 이영기 집배실장이 다가와 말했다. 이 실장은 대화를 나누면서도 시선은 곳곳에서 움직이는 팔레트(화물 운반대)로 향했다. 물류센터 안에 자리 잡은 100여 개는 족히 넘어 보이는 팔레트들 안에는 수북이 쌓인 택배 상자들이 배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류센터 밖 주차장에 설치된 10여 개의 천막 안에는 배송차에 실리기를 기다리는 택배 상자들이 가득했다. 집배원들은 물류센터 안에서 팔레트로 싣고 온 물건들을 다시 배송차에 넣기 위해 분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인 올해 설을 맞아 택배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도내 택배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 택배 접수 물량은 지난 설 명절 때보다 오히려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지방우정청과 CJ대한통운 전주지점은 지난 16일부터 오는 26일까지를 설 우편물 특별처리 기간으로 정하고 물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북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설을 16일 앞둔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접수된 택배 물량은 33만6778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26만3562개의 물품이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접수 물량이 27.8%가량 늘어난 것이다.

 

전북지방우정청은 택배 접수 물량이 늘어난 이유로 이번 설 명절 연휴 기간이 비교적 짧고,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으로 고향에 내려가는 것 대신 선물만 보내는 사람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덕분에 우체국 쇼핑(우체국에서 운영하는 농수산물 위주의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농수산물 등 중저가 선물(5만 원 이하)이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택배 물량 증가로 전북지방우정청은 직원 130여 명을 총동원해 물류 분류와 배송 작업을 진행 중이며, 아르바이트 인력 8명을 고용하고 원활한 배송을 위해 사설 물류 차량 5대도 추가로 동원해 물류를 처리 중이다.

 

물량은 늘었지만 김영란법은 명절 선물 풍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예년 명절마다 자주 보이던 굴비나 한우 등 고가의 물품들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배와 사과 등 풍년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농산물이 선물 품목의 주를 이룬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쌓여있는 택배 상자들 대부분은 사과, 배, 식용유, 생필품 등으로 저렴한 가격의 선물세트가 주를 이뤘다.

 

배달 나간 집배원 등에 따르면 고가 선물의 경우 수령을 거절하거나 돌려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전북지방우정청 이영기 집배실장은 “예년 같으면 각종 기관에서 보내는 물품이 넘쳐났겠지만, 이번 명절에는 김영란법의 영향인지 기관들 관련 물품이 자취를 감췄다”며 “반면에 개인들이 보내는 저가형 물품이 대폭 늘어 물류량도 예년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주 화요일(24일)과 수요일(25일)이 물류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도민들이 즐거운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배송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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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 1000k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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