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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도 자리 지키는 사람들 "집에 못 가지만 마음은 한가득"

민족 대명절 설날을 앞둔 도민들은 일찌감치 고향으로 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명절도 어김없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 생명을 불어넣는 응급실 의사, 시민의 발인 버스 기사들이 그들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들은 고향으로 향하는 누군가를 위해 ‘올 한 해도 건강하고 하는 일 모두 잘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2017년 설 연휴를 맞지만, 자리를 지키는 주역들의 이야기를 전북일보가 직접 들어봤다.

 

△ ‘치안 공백 최소화’ 전북지방경찰청 상황실 장명주 씨

▲ 장명주 씨

전북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는 장명주 경사(38)는 설날인 28일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근무한다. 장 경사는 “친정은 전주, 시댁은 완주인데 설 연휴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 못해 양가 부모님들이 아쉬워한다”며 “그래도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안정적인 직장에서 근무하는 것에 감사함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명절이 지난 뒤 양가 부모님을 찾아 인사드릴 예정이라는 장 경사는 “설 차례상을 차리는데 시어머니께서 고생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며 “하지만 지역의 안전한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방심하면 큰일’ 전북소방본부 상황실 김재중 씨

▲ 김재중 씨

전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는 김재중 소방위(51)는 설 연휴 중 27일과 29일 상황실 근무가 배정됐다.

 

김 소방위는 “명절 때마다 근무를 하다 보니 익숙해졌다”며 “이번 명절에도 가족들과 긴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소방위는 “일반인들에게는 명절 연휴가 길면 좋겠지만, 상황실 근무자들은 특별근무를 하면 체력 소모가 큰 측면이 있다”며 “비록 명절에 만나지는 못하지만 조카들의 성장, 가족들의 결혼, 친구들의 소식 등에 항상 마음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환자를 가족처럼’ 전북대병원 응급실 조시온 씨

▲ 조시온 씨

전북대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조시온 교수(37)는 설 당일 24시간 응급실에서 근무한다. 조 교수는 “집이 전주인데도 명절 때 친척들 만난 지 오래됐다”며 “가족들만 따로 친가와 외가에 보내는 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최근 태어난 둘째와 맞는 첫 명절이라 마음이 더 무겁다는 조 교수는 “가족들 모두 전주에 있지만 갈 수 없어 더 마음이 아프지만 함께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는 응급현장을 지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그 자리를 내가 지킬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웃었다.

 

△ ‘시민의 발’ 전주명품시내버스 기사 백행준 씨

▲ 백행준 씨

‘1000번 전주 명품버스’ 기사 백행준 씨(70)는 격일제로 근무하는 시내버스 기사의 특성상 설 명절 당일은 다행히 쉬지만 27일과 29일 근무에 나선다. 토끼 같은 손주들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레지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 아쉽기만 하다.

 

1980년부터 전주시 버스 기사로 근무한 백 씨는 “직업군인인 아들은 대전에, 딸은 서울에 살고 있어 명절이 돼야 얼굴 한 번 볼 수 있다”며 “전화통화는 자주 하지만 자식들과 손주들 생각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설 연휴기간 근무시간을 피해 아들이 사는 대전에 잠깐 다녀올 생각이라는 그는 “새벽같이 나갔다가 낮 12시 전에는 돌아와야 할 것 같다”며 “일은 고되지만, 시민들의 발 역할을 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남승현, 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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