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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총장 대선 불출마 배경과 후폭풍] 귀국 초 '꽃길' 걷다 '발' 헛딛고 현실 '벽' 못 넘어

범여권 후보들 지지율 낮아 정권수호 비관적 / 여권 대체카드로 황교안 권한대행 급부상 예고 / 文 대세론 굳히기 여론 속 安 반등 계기 분석도

국제기구 수장을 지내고 귀국하면서 범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광폭행보를 이어오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측근조차도 눈치 채지 못한 상황에서 불출마를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반 전 총장의 불출마에 따른 향후 대권구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높기만 한 현실정치의 벽

 

정치 신인으로 변신을 시도한 반 전 총장은 귀국 초기 꽃길을 걸었다. 여권은 물론이고 야권도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각종 구설에 휩싸이면서 한 때 여야 대선 주자 중 1위를 기록했던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했다.

 

설 연휴를 지내고 나서는 대권 후보로 첫 행보에 나설 때보다 지지율이 절반까지 추락했다. 자연스럽게 반 전 총장이 ‘러브콜’을 보낸 야권 인사들은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 심지어 고향인 충청권 의원들조차 합류를 망설이는 처지에 내몰렸다. 여기에 보수도 중도도 아닌 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 특정정당과의 연대도 이뤄내지 못했다.

 

이는 결국 ‘서로 모셔가려던’ 여권과 야권의 정당들이 잇따라 거리를 두는 상황으로 이어졌고, 반 전 총장은 상수에서 변수로 입장이 바뀌게 되면서 결국 현실정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여권엔 악재, 야권은 경쟁 가속

 

반 전 총장 불출마로 범여권에 비상이 걸렸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범여권 후보 중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은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반 전 총장을 대체할 카드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권 대선주자인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지율이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데, 황 총리는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중위권에 자리잡았다. 또한 보수와 중도 중 분명한 색깔을 보이지 않은 반 전 총장과 달리 황 총리는 보수색채를 띠고 있어 향후 결집이 예상되는 보수층 지지율 흡수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을 지지하던 중도층 표심이 어디로 흡수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를 흡수하기 위한 주자간 각축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양강 구도가 깨지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의 지지율로 독주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세론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의 불출마선언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 전 대표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 전 총장과 지지층이 상당부분 겹치는데다 그동안 자신이 호언장담한 “이번 대선은 문재인 대 안철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구도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륜 살려 국가 기여 당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정치권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여야 대선주자들은 반 전 총장이 “경륜을 살려 국가에 기여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좋은 경쟁 기대했는데 안타깝다. 외교 분야 등 다른 분야에서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실 수 있는 길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SNS에 “예측한 대로 반 전 총장이 사퇴했다”며 “반 전 총장께서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으시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유엔사무총장으로 쌓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국가원로로서 더 큰 기여를 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정당에 관계없이 대한민국의 큰 어른으로서 어떤 정치세력과도 관계없이 국가를 위해서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한다”며 “반 전 총장이 10년간의 유엔 사무총장 경력을 살려서 특사 등으로 외교 현안들을 푸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갑작스런 소식이지만 고뇌 끝에 내린 결정으로 존중한다. 정치를 직접 하지 않으시더라도 유엔사무총장 등 평생의 경륜과 경험을 대한민국을 위해 소중하게 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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