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뿜어낸 피톤치드를 마시며
측백나무 숲길을 걷고 있다
나무는 그냥 숲인 것으로 만족하듯
나도 무엇이 되고 싶은 욕심은 없다
그러나 이곳에 오면
곧게 뻗은 측백나무 밑에
편안하게 누어있는
와불(臥佛)이고 싶은 마음
과욕일까?
부끄러움 같은 것을 느끼면서
눈감고 비스듬히 누어본다
- 일어설 수 있을까? 능선 꼭대기에 모셔져 있는 와불의 미소는 알 듯 모를 듯 들리지 않는 말을 건넨다. 교만하고 목이 뻣뻣한 나는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할 뿐이다. 포근하고 온화한 미소에는 나의 이기적인 삶에 채찍질을 한다. 와불 곁에 눈감고 누어보는 화자를 생각한다, 욕심을 버리면 와불이 벌떡 일어날까. 내가 일어설 수 있는 거지요. ·시인 이소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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