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민의 생명수를 공급하는 금강정수장에 근무하는 다수의 직원들이 3년 전부터 침전지 주변에 밭을 일궈 상추와 고추, 호박, 수박 등 농사를 지어오다 엊그제 적발됐다.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기자들의 취재가 시작되자 직원들이 다 자란 상추와 고추 등을 다급하게 뽑아내는 등 증거인멸에 나섰지만, 미처 뽑아내지 못한 호박 등이 발견됐고, 밭 주변에서는 비료도 발견됐다. 익산시 중앙동 등 구도심 3만여 세대에 공급되는 먹는 물을 보호 관리하는 임무를 띤 공무원들이 정수장 침전지 주변에서 버젓이 밭농사를 지었으니,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이 됐다.
상수원 보호 개념조차 망각한 이들의 일탈은 3년 전부터라고 한다. 공무원들은 청원경찰이 혼자서 했다고 떠넘기는 추태를 부리고 있다. 밭농사 짓는데 정신이 팔려 정수장 내부 곳곳에 쓰레기와 수풀더미를 방치하고 있는 근무자들이 무슨 염치로 책임을 회피하는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7일에는 국장급 간부공무원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됐고, 이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장도 경찰 소환조사를 받을 지경에 있다. 이 공무원은 골재채취업자의 편익을 봐주고 1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 차명으로 농업회사 법인을 설립해 5억 원의 정부보조금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간부공무원이 시장의 지시로 업체에 장학금 기부를 요구했다는 혐의도 큰 문제다. 이 업체는 실제로 지난해 9월 익산시장학재단에 2000만원을 기탁, 그 순수성이 의심되고 있다.
연초에 발생한 낭산면의 폐석산 불법 폐기물 매립사건에서도 익산시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함라면 장전마을 집단 암 발생으로 촉발된 비료공장 불법도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후에야 발견했다. 익산시 공무원들은 뭘 하는가.
익산시 공무원들의 공직 문란은 비일비재했다. 2009년에는 승진인사 대가로 금품을 준 국장이 구속됐고, 2011년에는 시가 발주한 가로등 공사 납품업체로부터 4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국장이 구속됐다. 그런 비리 때문에 공무원이 자살하기도 했다.
익산시는 최근 청렴도 추스르기에 나섰다. 늦게나마 다행스럽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다. 이런 뒷북을 언제까지 칠 것인가. 최근 잇따라 불거진 종합선물세트식 범죄와 도덕적 해이에 대한 단죄, 그리고 근절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청렴 익산’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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