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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서 강의 이명진 진안군 민원봉사과장 "소신은 절제·융통성과 조화 이뤄야"

'사람 향기' 주제로 풀어내…봉사·솔선수범 등 강조

 

“화향십리, 인향만리(花香十里人香萬里). 꽃향기는 아무리 좋아도 겨우 십 리를 가고, 사람의 향은 없는 듯하지만 만 리까지 갑니다. 학교 졸업 후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람, 인간의 향기를 오래도록 남기는 사람이 되십시오”

 

‘단칼’과 ‘봉사’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진안군청 민원봉사과 이명진 과장이 관내 대안학교를 찾아 지난달 28일 강의를 펼쳤다.

 

이날 이 과장은 불우했던 어린 시절부터 간부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털어 놓아 큰 공감을 얻었다. 강의가 끝나자 강당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이 과장이 찾은 곳은 부귀면 세동리에 위치한 ‘이랑학교(교장 정용갑)’다. 이랑학교는 중1부터 고3까지 학생을 기존 시스템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교육하는 이른바 ‘비인가 대안학교’다. 이 과장은 “이랑학교가 지향하는 교육 목표가 맘에 들어 강의를 승낙했다”고 말했다.

 

강의 키워드는 △소신 △베풂 △봉사 △솔선수범 등 네 가지.

 

그 중에서도 특히 소신을 강조하며 “소신이란 건 공정한 잣대 속에서 펼쳐져야 하고, 넘치면 자칫 고집불통이 될 수 있으므로 절제와 융통성이 조화돼야 한다. 그럴 때 빛난다”고 역설했다.

 

그가 강조한 또 한 가지는 봉사. 그는 고2때 초상집 상여꾼을 자청한 후 지금까지 100채가 넘는 상여를 멜 정도로 이웃이 당한 궂은일에 앞장섰다.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일례로 군청에 오는 구두닦이에게 매번 점심을 제공할 정도다. 명절 때마다 소외된 이웃을 찾아 생필품을 전달하고, 사무실 및 청사 외곽의 청소를 도맡아 하며, 봉급의 일부를 떼어내 모교인 부귀초·중학교에 장학금을 내놓는 등 그의 선행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약자들의 민원을 접하면 직접 나서 원스톱으로 해결해 주다 보니 기댈 데 없는 민원인은 누구보다 그를 먼저 찾는다. ‘생활민원 해결사’는 그의 또 다른 별명이 됐다.

 

강의를 마친 후 그는 미국의 문학가 ‘랄프왈도 에머슨’의 ‘성공이란 무엇인가’라는 시를 좋아한다고 했다. 시는 그의 삶을 웅변하고 있었다.

 

“(중략)…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후략)/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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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승호 shcoo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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