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23:46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새 아침을 여는 시
일반기사

초록비 - 박성숙

바람 일지 않게

 

스란치마 끄는 소리로

 

그러나 여물게 굴러 떨어지는

 

잎새에 흘러

 

소년의 반짝이는 이

 

꽃잎에 앉아

 

소녀의 부끄러움

 

산천을 씻는 빗물 방울방울

 

산도 들도 초록 세상

 

한 마리 새로 날아서 올라

 

구름도 초록으로 물들이고 싶은

 

△스란치마를 입은 여인의 자태를 생각한다. 대청마루에서 들리는 스란치마 끝자락 소리를 떠올려 본다. 조심스러우면서도 영글게 세상으로 굴러떨어지는 비가 초록이다. 초록 잎에 몸을 내려놓으니 초록빛이고 산천이 초록이니 초록 비리라. 비는 옛날 옛적 소년과 소녀를 떠올리는 부끄러움에 젖게 한다. 싱싱하고 탱글탱글한 빗방울을 새의 날개에 적셔 보고 싶은 화자. 구름에 스며들고 싶은 그리움 때문일까. 이소애 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