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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실존적 의미

CEO 외형적 성공보다 건강한 가치 추구해야 진정한 성공 만드는 길

▲ 김형수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지역 본부장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는 우수 아이디어를 보유한 39세 이하 청년층의 창업촉진을 목적으로 자금과 교육, 멘토링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청년전용창업자금> 이란 지원 제도와 성실하지만 실패한 기업인에 대하여 신용회복과 재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재창업자금> 제도가 있다. 전북에서는 최근 5년간 각각 242명과 70여 명이 이 제도에 참여했다.

 

얼마 전 이 제도를 활용한 전북의 CEO간 교류회를 가졌다. 두 그룹의 경우 성공을 위한 창업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어떻게 보면 대부분 실패 없는 성공을 목표로 하는 청년창업자에게 이 자리는 신혼부부에게 이혼의 아픔을, 성장하는 유아에게 죽음이란 고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업의 실존적 의미를 직면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구글에서 만든 사내교육프로그램인 내면검색프로그램(SIY:Search Inside Yourself)을 선보였는데 이는 성공에 대한 CEO들의 심리적 긴장감과 불안감에서 야기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통찰력을 배양함으로써 초심을 잊지 않고 건강한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는 데 있었다.

 

창업한다는 것은 인간이 태어나는 것처럼 엄청난 고통이며 축복이다. 그러므로 성공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간 성공지상주의에 너무 매몰되어 성공만 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모든 것이 용서되는 듯했다. 사회 전체가 그런 분위기이다. 그러다 보니 창업자들의 성공 스트레스(압박감)는 엄청난 것 같다.

 

창업자로서 성공은 정말 필요하다. 그러나 왠지 외형적 성공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 밥만 먹고 살 수 없듯이 말이다. 주변에 어느 정도 성공한 CEO도 행복지수가 높아 보이지 않는 분들도 많다.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불안해하며 그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부단히 뭔가를 해야 하는 CEO분들이 꽤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 창업했고, 성공하면 행복할 줄 알고 달려왔는데, 뭔가가 역설적이다.

 

왜일까? 마치 산정상만 도달하면 다 되듯이, 등산 과정에서 산이 지닌 꽃과 계곡의 다양한 의미를 미처 느껴보지 못하고 정상에 오른 탓일까?

 

<죽음의 수용소에서> 라는 책을 쓴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수용소의 경험을 토대로 의미치료(로고테라피)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핵심은 이렇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끝까지 견디어 내는 힘을 지닌 인간은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이나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당사자의 내적인 힘, 즉, 삶의 의미를 추구하거나 지닌 자라는 것이다. 즉, 그 끔찍한 경험을 개인의 성장 양분으로 이용하는 능력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단순한 호흡 하나도 생존이란 큰 의미와 연결 되듯이 인간 존재, 실존이 주는 의미는 단순하면서 깊다. 외형적 성공이란 건조한 목표만으로 실존적 존재에게 답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며칠 전 어느 정부보다 중소기업창업지원 의지가 강한 현 정부의 국정철학 발표 중에 이런 대목이 눈에 들어온다.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전략에서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의 논리에서 벗어나 국민 모두가 더불어 공존하고 번영하는 질 높은 사회통합과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경제에 대한 부분이다.

 

기업가로서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데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중소기업이 만든 작은 생산품 하나라도 더불어 공존하는 큰 의미와 접속 할 때 비로소 행복을 싹틔우는 진정한 성공이 매일매일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

 

△김형수 본부장은 지난 1993년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입사해 마케팅사업처, 호남연수원, 서울지역본부, 창업기술처 등 여러 지역과 주요부처를 두루 거친 중소기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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