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억 예산 투자에도 / 최근 10년간 졸업률 49% / 진로 보장 안돼 중도 하차
고전번역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국고전번역교육원의 번역인재 양성사업에 매년 10억 원이 투입되고 있지만 한국고전번역교육원 전주분원은 최근 10년 간 수강생의 절반가량이 과정을 중도 포기하고, 졸업 이후에도 관련 활동하는 경우가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고전번역교육원의 전문가 인재양성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국민의당)이 한국고전번역원으로부터 받은 ‘고전번역교육원 졸업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전주분원의 수강생 졸업률은 4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3년의 연수과정을 총 160명의 입학생 중 79명만이 졸업했다.
한국고전번역교육원 서울 본원의 졸업률 역시 최근 10년 간 63%(500명 중 314명 졸업)로, 10명 가운데 4명은 학업을 중단한 셈이다.
게다가 교육과정을 마친 이후에도 직접적인 고전번역 활동을 하는 졸업생은 10명 중 1~2명에 불과하고, 10명 중 3명은 고전번역과 전혀 관계없는 활동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 위원장이 함께 공개한 ‘고전번역 연수과정 최근 5년 졸업자 활동 현황’에 따르면 졸업생 237명 중 직접 번역 활동 인원은 36명(15.19%), 관련 대학원 진학 등 간접 활동은 103명(43.46%), 교사·학원강사는 22명(9.28%), 기타 활동자는 76명(32.07%)이다.
<조선왕조실록> , <승정원일기> 등 고전에는 우리 민족의 사상과 문화의 정수가 담겨 있기 때문에 이를 한글로 번역·해석해 집대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한자를 안다고 해서 고전 번역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고전서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예산을 들여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실록>
그러나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고 긴데다 교양수업으로 인식해 다른 교육·직장과 병행하다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학업을 마쳐도 진로가 보장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고전번역교육원 전주분원 관계자는 “고전번역과 직접 관련된 기관은 서울의 한국고전번역원이 유일하고, 지역에서는 예산, 인력부재 탓으로 번역 사업이 전무해 일자리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지역에도 번역해야 할 선현들의 귀중한 문건이 많기 때문에 자치단체와 연계해 번역 사업을 펼친다면 졸업률 개선과 관련 일자리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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