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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거리, 지붕 없는 공연장 되다] ② 여수 버스킹·광주 프린지페스티벌 - 여수 밤바다·광주 정신 담아 지역 매력 듬뿍, 감성 공략

여수- 수준 높은 국내외팀 섭외…'낭만포차'거리 무대 강점 / 광주- '광주이야기'창작공연 활발…인프라 구축·향유의식 강조

▲ 여수 해변 산책로에서 열린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위)과 광주 프린지페스티벌에서 광주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든 창작공연 ‘황홀한 변신’ 공연 모습.

·사진제공=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운영본부·광주 프린지페스티벌 사무국

올해 사업 3년차를 맞은 ‘여수 밤바다 낭만버스킹’은 2017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문화관광 부문 대상을 받는 등 국내 우수 거리공연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2회째인 ‘광주 프린지페스티벌’은 지역성과 상설화를 무기로 성장하고 있다.

 

두 지역의 거리공연 행사 모두 다양한 거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연이 이뤄지고 있지만 예술감독의 총 지휘 아래 기획력을 갖추고 있다. 또 각각 ‘경험이 풍부한 전문공연’, ‘지역 이야기’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운다. ‘거리 공연’이라고 해서 모든 거리가 무대, 행인이 관객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수 ‘밤바다 버스킹’

 

△낭만 도시로 바꾼 ‘버스킹’

 

“여수 밤바다~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큰 인기를 얻은 밴드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는 ‘여수= 밤바다·감성·버스킹’ 이미지를 만들었다.

 

여수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여수 밤바다 낭만버스킹 거리문화공연 5개년 사업’을 수립해 지난 2015년부터 매년 평균 1000번의 거리 공연을 펼치고 있는 것. 노래 ‘여수 밤바다’ 덕분인지(?) 방문객이 급증한 해변길에서 활발한 거리 공연을 펼치며 문화도시 이미지를 굳혔다. 올해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해변 산책로 인근 총 5개 거점에서 750회 공연했다. 일주일에 30번의 공연이 열린 셈이다. 참여 인원은 총 257팀·565명. 첫해 10개 거점에서 2028회 공연했지만 점차 장소·횟수를 집약했다. 거리공연 문화가 익숙해짐에 따라 자발적인 버스킹 공연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들을 기존 관객이 모이는 사업 거점을 기반으로 확산시키자는 의도다.

 

△국내·외 전문 공연인 중심 섭외

 

이종교 여수 밤바다 낭만버스킹 총감독(예술감독)은 성공 요인으로 ‘지역 안배 없는 전문 공연인 섭외’를 꼽았다. 공연 수준이 뒷받침 돼야 관객들의 눈길을 붙잡는다는 것.

 

여수는 관광객유치 목적이 강하다보니 자기 쇼가 확실하고 경험이 풍부한 공연인, 외부관광객을 끌어올 만한 인지도의 공연인이 주로 무대에 선다. 숙박비, 교통비, 식비 등이 포함된 출연료를 지급하고 관객으로부터 공연팁(tip)을 받을 수 있다.

 

이 감독은 “전국적으로 버스킹 열풍이 불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며 “거리 공연도 문화·예술이고 수준이 있기 마련인데 쉽게 보고 준비하면 야외 소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요즘 일반인들은 눈이 높다”며 “돈 주고 안 보는 공연은 눈앞에 가져다 놔도 지나가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포차 분위기 더해, 확장·연계 사업도

 

해변 산책로에 길게 늘어선 ‘낭만포차’도 버스킹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이종교 감독은 “공연을 감명으로 받아들일 때 관객이 기억하고 다시 찾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감명은 공연과 장소 환경, 주변 시설 등과 어우러질 때 증폭된다. 포차는 먹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해 새 관객을 모으고 버스킹 관객은 더 오래 붙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수 국제 버스킹 페스티벌, 버스킹 앨범 제작, TV 방송·뮤직비디오 제작, 연습실·음향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연계 사업은 버스킹 문화를 성장시키고 있다. 지역 예술인도 성장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했다. 지역 예술인 대상 사업인 ‘청춘 버스킹’에서 평가가 좋은 단체는 ‘밤바다 버스킹’에서 공연한다.

 

△버스킹 문화, 공연 플랫폼 돼야

 

이 감독은 장기적으로는 거리 공연(버스킹)을 통해 공연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스킹은 시대의 모습이에요. 버스킹을 제1목적으로 하는 음악인은 없다고 봐요. 실내 무대가 사라지니 관객을 찾아 거리로 나온 거죠. 마치 비정규직 같아요. 버스킹 시스템을 발전시켜서 버스킹 공연과 공연자의 격을 높이는 것, 버스킹이 음반 제작, 해외 진출 등 다양한 활동 통로가 되는 것을 꿈꿉니다.”

 

◇광주 ‘프린지 페스티벌’

 

△광장 문화 통한 원도심 활성화 강조

 

2016년 처음 시작한 ‘광주 프린지페스티벌’은 장르나 형식,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아마추어·전문예술인과 시민이 자유롭게 만들어나가는 문화난장이자 광장문화축제다. 거리예술의 다양성·실험정신을 통해 ‘문화수도’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부 일대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다.

 

격주로 진행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매주 토요일마다 행사를 열었다. 첫해를 운영한 결과, 광장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규모보다 지속 가능성이 관건이라는 판단이다. 지난 4월부터 12말까지 매주 토요일 광주 5·18광장 및 금남로 일대에서는 다양한 공연, 체험, 마켓 등이 열리고 있다.

 

△다른 데선 볼 수 없는 ‘광주형 거리공연’

 

광주 ‘프린지 페스티벌’의 강점은 지역성이 잘 드러난다는 점이다. 현지인이 들려주는 광주 이야기, 광주에서만 볼 수 있다는 희소성을 부각시켰다.

 

페스티벌 상반기에만 213회 공연이 열렸는데, 그 중 광주지역 예술인(단체)가 130회(61%) 참여했다. 프린지 페스티벌 사무국(총감독 정형균)은 지역 전문가·공연단체와 협업해 ‘광주프린지학교’를 운영, 광주형 창작공연·거리예술가를 탄생시켰다.

 

광주에서만 볼 수 있는 창작공연 제작도 활발했다. 춤과 1980년 5월을 결합한 ‘임을 위한 몸짓’, 퍼포먼스 ‘성산별곡’, 황홀한 변신, 5·18시민군상마임, 프린지학교 ‘빛’, 꽃잎, 유인원이야기, 그들이 나타났다, 컬러복싱 등 광주 정신을 알리는 13개 창작공연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정형균 광주 프린지 페스티벌 총감독은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이미 프린지페스티벌이 활발하다”며 “거리공연도 단순히 야외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기획력이 중요한데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낼 때 거리가 가진 장소성, 도시 분위기, 시민성과 어우러져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공연 인프라 구축이 최우선

 

정형균 총감독은 프린지 페스티벌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탄탄한 공연·예술 인프라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좀 더 세부적으로 설명한다면 ‘거리에 나설 수 있는 공연인과 작품’이다. 광주 프린지페스티벌 역시 아직까진 장르의 단조로움, 한정된 인력풀 등의 한계를 갖고 있다. 페스티벌 자체적으로 광주형 창작공연·거리예술가를 배출하는 이유다.

 

또 정 감독은 “거리 공연은 관객과 만나기도 쉽지만 외면받기도 쉽다. 지나가면 그만이고 오히려 산만한 주변 환경으로 몰입도를 끌고 가기 힘들다”며 공연예술인의 창의력과 사명감, 관객의 향유의식도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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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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