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 조각가, '사거리' 속 현대인 모습…5일까지 전주 교동아트 / 김현지 한지미술가, 한지 꼬아 동심원 만들어…7일까지 누벨백미술관 / 황유진 조각가, 복잡한 감정 거친 표면화…30일까지 전주 공간시은
문민, 김현지, 황유진 등 청년 미술가들의 신작 개인전이 열린다. 전시장을 오롯이 자신의 작품으로 채우는 개인전은 내공 있는 중견작가에게도 쉽지 않은 일. 뭉뚱그린 ‘청년 미술가’ 수식어 안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내밀한 작품 세계를 감상해보자.
△사거리에 갇힌 현대인…문민 조각가
전북대 조소전공 박사 등을 전공한 문민 조각가가 5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개인전 ‘나를 비롯한 그대를- 에피소드Ⅱ’를 연다. 올해는 삶의 축도로써 ‘사거리’에 주목했다. 사거리를 오가는 현대인을 시간대별로 관찰해 조각물로 표현했다. 고충환 미술평론가가 ‘상황조각’이라고 평했는데, 찰나의 모습 안에 감정과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째 이 상황이 사람마다 특별할 게 없다. 습관처럼 같은 방향으로만 간다. 이번 개인전은 사방으로 길이 열린 사거리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는, 또 새로운 길을 찾지 않고 정해진 대로만 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문민 작가는 “인간을 가둔 사거리 역시 인간이 만든 것”이라며 “인간과 현대사회를 단순화한 네모 틀 안에서 고민하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심원으로 표현하는 내면…김현지 한지미술가
7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개인전 ‘정중동- 내면의식의 확장’을 여는 김현지 작가는 내면을 동심원으로 시각화한다. 한지를 자르고 꼬아 선으로 만든 한지끈을 이용해 동심원을 만드는데, 넓은 면이었던 한지는 꼬는 과정에 의해 에너지가 응축된 선으로 탄생한다. 무아지경으로 동심원을 이루는 선은 내면의 에너지를 담고 확장시킨다. 이것이 작가가 말하는 정중동(靜中動)이다. 작품은 나아가 관객의 성찰을 유도한다. 동심원에 몰입하게 된 관객은 이상과 현실, 명상과 사유의 공간으로 내던져진다. 더 깊은 내면으로 안내해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도록 돕는다.
김 작가는 예원예술대 한지조형디자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깎고 그을린 감정들…황유진 조각가
황유진 작가는 복잡한 내면의 감정을 육체적 노동을 통해 해소하고자 한다. 코끼리 조각은 그 과정이자 결과물로, 감정이 물화된 형상이자 감정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그가 관객과 공유하고자 하는 감정과 해소 과정은 ‘형상’보다 ‘표면’에서 보인다. 관객에게 조각은 언제든 무늬의 결을 따라 해체 가능한 대상이 된다. 이는 조각을 자르고 붙이고 깎아내던 작가의 육체적 행위로 연결된다.
채영 전시기획자는 “울퉁불퉁한 표면과 그을린 흔적, 그 사이로 보이는 나무의 상처들은 작가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관객과의 감정 동화를 시도한다”고 말했다. 황 조각가의 개인전 ‘아무 말도 없이’는 전주의 공간시은에서 3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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