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4~5곳 "상품 훔칠까봐" 화장실 미개방 / 수많은 'CCTV 감시중' 팻말 "불쾌하다" 지적도
지역 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다이소’가 고객들을 위한 화장실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 제공을 등한시하면서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장면 하나= 전주시 삼천동에 사는 권모 씨(32)는 최근 2살 아들과 함께 다이소를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아이가 갑자기 바지를 움켜쥐고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해 직원에게 화장실 위치를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직원용 화장실을 개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뿐이었다.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길 건너에 있는 공공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옆 건물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권 씨는 “큰 건물을 모두 사용하는 매장인데 화장실 하나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값싸고 물건이 다양해 자주 찾았는데 고객 서비스는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수많은 물품이 있어 도난 방지 차원이라는 것이 본사와 일선 매장들의 설명이지만, 고객들은 매장을 찾는 이들을 잠재적 도둑으로 내몬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이소는 주방·인테리어·청소·미용·패션·문구·완구·식품·도자기 등 3만여 종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고, 특히 1000~5000원짜리 저가 제품이 대다수여서 많은 시민이 찾고 있다.
점포 규모도 다양해 전북지역에서는 4층 건물을 쓰는 큰 매장도 있으며, 다른 지역에는 8층 건물 전체가 매장인 경우도 있다.
다이소는 지난 1997년 1호점을 개점한 이후 최근 1200여 개 점포에 이를 정도로 매장 수도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의 낡고 좁은 매장을 재단장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는 다이소의 연 매출도 2조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북지역 매장은 59곳으로, 대부분 중심 상권에 매장이 들어선 상황이다.
이처럼 없는 게 없다고 평가받는 다이소에 없는 것 하나가 바로 ‘화장실’이다.
실제 전북일보가 전주시내 다이소 매장 4~5곳에 들어가 화장실 유무에 대해 묻자 종업원들은 모두 “직원용이 있긴 하지만 고객에게 개방하지 않는다”거나 “화장실이 없다”고 답했다. “고객들이 화장실에서 물건을 훔쳐가는 경우가 많아서”라고도 했다.
다이소 본사 측은 화장실 미개방이 회사 차원의 방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다이소가 서비스는 뒷전인 채 매출 증대만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날이 점포수를 늘리고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객 편의를 더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주시 송천동 주민 김모 씨(33)는 “동네 작은 구멍가게도 아니고 건물 한 곳을 모두 쓰는 매장도 있는데 도난 우려 때문에 화장실을 고객에게 개방하지 않는다니 어이가 없다”며 “매장 천장에 수십 개씩 붙어있는 ‘CCTV 감시중’ 팻말도 고객을 잠재적인 도둑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이소 관계자는 “화장실은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에는 장애인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화장실도 마련하고 있다. 고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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