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고향 전주로 와 젊을적 꿈 '갤러리' 개관…어려운 예술인 등 지원 / 3월14일까지 곽정우 개인전
“눈으로 사치 부리는 건 누구도 가져갈 수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은 젊은이들에게 문화·예술 관람 기회를 넓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아가 젊은이뿐만 아니라 노인, 장애인에게도 문화적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전주 객사4길 내 기린오피스텔 3층에 ‘문화공간 기린’이 들어섰다. 문화공간 기린은 미술관, 전시관, 금속공예공방,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된 공간. 경북대 교육학과 박종렬 전 교수와 문화공간 기린 이현옥 관장의 합작품이다.
전주 출신인 이 관장은 숙명여대 응용미술과(한국화)를 졸업하고 1년 6개월간 미술 교사로 활동했다. 동향인 박 교수와 결혼한 뒤 미술 교사를 그만두고 서울에서 20년, 대구에서 30년 동안 생활했다. 2013년 박 교수가 정년 퇴임한 뒤에야 귀향해 젊을 적 꿈인 ‘갤러리 운영’이라는 소망을 실현하게 됐다. 이 관장은 돈보다 보람을 쫓아 조성한 공간이 문화공간 기린이라고 했다.
“살면서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기린오피스텔 활용방안도 고심했죠. 상업적인 이윤을 따지지 않고 영화·영상·미술 관련 업체가 우선적으로 입주하도록 했어요. 먼 훗날 나를 위해, 남을 위해 잘한 선택이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문화공간 기린은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술관·전시관·세미나실 등의 대관, 시설 관리사업을 수행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74세까지 지속적인 고용을 유지하고, 취약계층 예술인을 대상으로 대관료 할인 등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문화공간 기린은 지난해 4월 27일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와 동시에 개관해 ‘100 films, 100 posters’를 전시했다. 그동안 기린오피스텔 소장 작품전, 시향을 담아내는 찻그릇 작품전(추왕석), 감성의 시선전(군산대 졸업 작품전), 수묵의 세계에서 놀다(여지회), 은유-예술로 피우다(기린미술관 초대작가전)를 전시했다.
그리고 1월 18일부터 3월 4일까지는 곽정우 작가의 ‘완전한 사랑 展’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곽 작가의 ‘부재 시리즈’ 중 하나인 사랑을 모티브로 한 회화 작품 약 20점으로 구성했다. 그는 2012년부터 부재의 대상으로 사랑, 인간성, 진리에 주목했다. 사랑은 하트, 인간성은 옷, 진리는 책으로 작업해왔다. ‘완전한 사랑’은 하트, 단추, 줄로 표현된다. 하트는 사랑의 형태이자 삶의 원형이다. 단추는 하나의 점을 나타내고 선과 면을 이루는 최소 단위로 시작을 의미한다. 닫힘과 열림, 구속과 자유를 상징하기도 한다. 줄은 사람과 사람, 진리와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를 뜻한다.
곽 작가는 10년 전,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청소년 소설책 <6학년 1반 구덕천> 삽화 작업이 자신의 ‘터닝포인트’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만 그렸다면, 이후에는 사회에 필요한 것을 고민하고 이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학교폭력·왕따 추방 캠페인(원화전 전국 순회)이다. 또 그는 자신의 아트상품 판매 수익금으로 루게릭 환우를 돕고 있다.
곽 작가는 남원 출신으로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서른한 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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